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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총리 퇴진” 헝가리 수천명 폭력시위

등록 2006-09-19 23:07

헝가리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우파 시위대가 19일 부다페스트의 국영 텔레비전 방송사를 습격하고 있다. 주르차니 페렌츠 총리(사회당)가 정부의 실정과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사실을 시인하는 녹음테이프가 공개된 뒤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우파 시위가 격화됐다. 부다페스트/AP 연합
헝가리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우파 시위대가 19일 부다페스트의 국영 텔레비전 방송사를 습격하고 있다. 주르차니 페렌츠 총리(사회당)가 정부의 실정과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사실을 시인하는 녹음테이프가 공개된 뒤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우파 시위가 격화됐다. 부다페스트/AP 연합
“경제상황 왜곡” 총리 고백이 분노 촉발…150여명 부상
“우리는 아침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거짓말만 했다.”

난데없이 공개된 총리의 솔직한 고백이 통제하기 어려운 소요사태를 촉발했다. 페렌츠 주르차니(45) 헝가리 총리가 총선에서 이기려고 경제상황을 윤색해 발표해 왔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테이프 내용이 지난 17일 현지언론에 공개되면서 사태가 시작됐다.

<에이피>(AP) 통신은 18일 밤(현지시각) 총리 퇴진을 요구하던 시위대 수천명 중 일부가 국영 텔레비전방송사를 5시간 동안 점거해 한때 방송이 끊기고, 경찰과 시민 150여명이 다쳤다고 19일 보도했다. 방송사 주변 차량 여러 대가 불탔다.

이번 시위는 1989년 헝가리 사회주의 체제 붕괴 뒤 가장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방 도시 여러 곳에서도 총리가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라슬로 쇼욤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잘못을 시인하라며 총리를 꾸짖었다.

지난 4월 좌파연합이 총선에서 이긴 뒤 5월 녹음된 문제의 테이프에서 주르차니 총리는 자신이 속한 사회당 의원들을 만나 “정부는 4년 동안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유럽 나라도 우리처럼 얼간이같이 일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아침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거짓말만 했다”고 말했다. 또 헝가리 경제가 “신의 배려와 풍부한 세계경제 유동성, 수백 가지 술수” 때문에 파산하지 않았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과 야당은 좌파연합이 경제지표를 속였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번 시위에는 유럽연합의 재정적자 기준(국내총생산 대비 3%)을 맞추기 위해 정부가 증세와 사회복지 제도 변화에 나서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르차니 총리는 2002년 집권했고,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문제의 녹음테이프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주르차니 총리는 사임 요구를 일축하며 “질서 회복을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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