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시위가 한순간 방송국 점거 폭력시위로
"1956년 반소(反蘇) 항쟁 이후 이런 반정부 소요사태는 처음입니다."
19일 새벽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영방송국 앞에서 벌어진 시위대 수천명의 총리 퇴진 구호와 밤 하늘을 뒤덮은 최루가스와 물대포, 투석전, 불타는 자동차 등 폭동을 방불케 한 폭력시위 현장을 지켜본 한 시민의 말이다.
1956년 항쟁이 소련군에 의해 무력 진압된 뒤 공산 정권 하에서 정치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다가 지난 1989년 공산주의 몰락으로 자연스럽게 체제 전환을 이룬 헝가리에서 지금까지 이같은 폭력사태는 없었다.
놀란 시민들은 이튿날 온통 쥬르차니 페렌츠 총리의 녹음 테이프 사건과 폭력사태 얘기로 수군거렸고 일부에선 '반정부 폭동'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이날 폭력시위는 아무런 예고나 준비 없이 한 순간에 일어났다.
쥬르차니 총리가 지난 4년간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거짓말만 했다는 당내 회의 연설 테이프가 공개된 뒤 총리 퇴진과 개혁조치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들은 17,18일 이틀 연속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 모여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다.
18일 저녁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퇴근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속속 몰려들면서 시위대 수가 1만명에 달했을 뿐 폭력사태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밤이 깊어지면서 시위대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이때 수백명이 국회의사당 앞을 빠져나와 인근 국영방송국 쪽으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쥬르차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자신들의 입장을 생방송으로 공표하겠다고 방송국으로 몰려든 것이다. 대부분의 군중이 멀찌감치 떨어져 구호를 외치며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수십명의 일부 시위대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방송국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이들을 저지하고 시위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맞서자 뒤편에 물러있던 대다수 군중까지 합세하면서 순식간에 경찰차가 포위되고 일부 성난 시위대는 방송국 건물과 주차된 차량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일부는 세계 2차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희생된 소련 병사를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대형 첨탑을 부수기 시작하면서 평화적인 시위는 난동으로 치달았다. 경찰의 저지를 뚫고 방송국에 진입한 수십명의 시위대는 3개 층을 점거한 채 컴퓨터 등 방송 시설을 부수고 일부는 기자재를 약탈했으며, 국영 MTV와 위성 두너TV는 급기야 새벽 1시20분께 방송을 중단했다. 홀룹 카탈린 MTV 대변인은 시위대가 난입하자 케르트 어틸러 뉴스 국장이 새벽 근무 중인 동료들에게 방송을 중단하고 건물을 빠져나가라고 지시, 모든 직원들이 방송국에서 피신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인근 지방의 비상 병력 수천명을 모두 동원해 오전 3시께 방송국을 재탈환하고 주동자들을 체포한 뒤에야 방송이 재개됐다. 이날 부다페스트 외에 일부 지방 도시에서도 소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졌으나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http://blog.yonhapnews.co.kr/faith2m/ㅅ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쥬르차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자신들의 입장을 생방송으로 공표하겠다고 방송국으로 몰려든 것이다. 대부분의 군중이 멀찌감치 떨어져 구호를 외치며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수십명의 일부 시위대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방송국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이들을 저지하고 시위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맞서자 뒤편에 물러있던 대다수 군중까지 합세하면서 순식간에 경찰차가 포위되고 일부 성난 시위대는 방송국 건물과 주차된 차량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일부는 세계 2차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희생된 소련 병사를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대형 첨탑을 부수기 시작하면서 평화적인 시위는 난동으로 치달았다. 경찰의 저지를 뚫고 방송국에 진입한 수십명의 시위대는 3개 층을 점거한 채 컴퓨터 등 방송 시설을 부수고 일부는 기자재를 약탈했으며, 국영 MTV와 위성 두너TV는 급기야 새벽 1시20분께 방송을 중단했다. 홀룹 카탈린 MTV 대변인은 시위대가 난입하자 케르트 어틸러 뉴스 국장이 새벽 근무 중인 동료들에게 방송을 중단하고 건물을 빠져나가라고 지시, 모든 직원들이 방송국에서 피신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인근 지방의 비상 병력 수천명을 모두 동원해 오전 3시께 방송국을 재탈환하고 주동자들을 체포한 뒤에야 방송이 재개됐다. 이날 부다페스트 외에 일부 지방 도시에서도 소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졌으나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http://blog.yonhapnews.co.kr/faith2m/ㅅ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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