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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사임 압력받는 쥬르차니 헝가리 총리

등록 2006-09-20 00:14

개혁에 대한 국민적 반발과 총선 승리를 위해 거짓말을 했음을 시인한 테이프 누출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쥬르차니 페렌츠(44) 헝가리 총리는 저소득층 출신에서 일약 갑부와 총리로 뛰어오른 인물.

지난 2004년 9월 메드제시 페테르 전 총리가 중도 하차한 이후 42세의 젊은 나이로 총리직에 오른 그는 강력한 추진력과 탁월한 언변으로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사회당(MSZP)의 인기를 회복하고 헝가리 경제 성장을 주도해왔다.

헝가리 서부 파퍼 지방에서 태어난 쥬르차니 총리는 공산주의 시절인 1980년대 당 청년회원 간부를 지내다가 89년 이후 시장경제로의 체제 변혁기에 경제인으로 변신, 국가 자산을 싼 값에 매입하면서 재계의 거물로 떠올랐다.

2002년 총선 때 정계에 복귀한 그는 메드제시 전 총리 밑에서 체육부 장관을 지냈으며, 인기가 바닥을 친 사회당 조직에 새 피를 수혈한다는 차원에서 총리로 발탁돼 사회당 지지도를 피데스(FIDESZ.청년민주연맹)와 대등한 위치에 끌어올렸다.

갑부 출신 총리라는 점 때문에 야당의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짧지만 화려한 재계경력은 무엇보다 집권 여당의 총리로서 헝가리의 시장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받아 왔다.

지난 4월 총선에서는 의료에서부터 고용, 세금에 이르기까지 헝가리 경제의 전면적인 현대화를 목표로 한 '100단계 프로그램'을 주창해 지지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으며 그 결과 헝가리가 지난 89년 민주화 된 이후 처음으로 연속 집권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가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정치에서 애완동물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고 록 음악 콘서트에 참석하는 등 젊은이들과 격의없이 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도 총선에서 도시민들과 젊은이들의 압도적 지지를 끌어내는데 중요한 몫을 했다.

그러나 그는 총선 당시 '복지혜택을 늘리겠다'고 한 공약을 지키는 대신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세금인상과 의료 보조금 삭감, 대학 수업료 도입 등 인기없는 정책을 추진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자신이 제시한 공약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총선 직후인 지난 5월 당내 회의에서 '정부가 지난 4년간 아무 일도 한 것이 없으며 국민에게 거짓말만 했다'고 연설한 내용이 누출돼 국영 라디오 방송을 통해 공개되는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그는 총리직에 오른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됐다

http://blog.yonhapnews.co.kr/faith2m/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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