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 침공 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 "정보기관의 정보를 무시하고"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기 않았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국제법 학자인 필립 샌즈는 25일 출간하는 `무법천지(Lawless World)' 미국판에서 후세인이 핵무기 생산을 위해 알루미늄 튜브를 구입하려 했다는 부시의 주장에 블레어 총리가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블레어 총리는 문제의 알루미늄 튜브가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기를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는 "개인적인 정보 브리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시의 주장을 반박하지 못했다고 샌즈는 말했다.
이라크 침공 전 2003년 1월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 사이 비공개 회담에 대한 메모를 입수한 샌즈는 이 책에서 "부시와 블레어가 2003년 1월 31일 백악관에서 알루미늄 튜브에 대해 논의했을 때 두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군사행동 코스에 유익하지 않은 기존 정보들을 외면함으로써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샌즈는 "그렇다고 가정할 때 두 정상이 전쟁론을 옹호하기 위해 상호 편의상 정보를 왜곡했다는 의혹이 강해질 따름"이라고 말했다.
샌즈의 주장은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 침공에서 부시 대통령에 이어 2차적인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인디펜던트 신문은 말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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