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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스페인 왕세자비 임신에 왕위계승 기준 논란

등록 2006-09-27 11:39

스페인에서는 요즘 레티시아(34) 왕세자비가 둘째를 임신하면서 왕위계승 기준 개정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녀평등이라는 헌법 정신과 왕위계승시 아들을 우선시하는 헌법 조항이 상충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필리페(38) 왕세자와 레티시아 사이에는 지난해 10월 태어난 딸 레오노르가 있다. 레오노르는 필리페에 이어 왕위계승 서열 2위다.

그런데 새로 태어나는 아이가 아들일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1978년 헌법에 따르면 아들이 태어나면 레오노르를 제치고 왕위계승 서열 2위가 된다.

하지만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의 사회당 정부는 남녀평등을 주창하고 있다. 헌법 정신도 남녀평등을 담고 있다.

다른 정당들도 스웨덴이나 벨기에처럼 성별이 아닌 출생 순에 따라 왕위를 계승하는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결국 왕위계승과 관련한 헌법 조항이 헌법정신 및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제기되는 것이 헌법 개정이다. 왕위계승에서 아들을 우선하는 내용을 삭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헌법 개정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데 있다.

스페인은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현 상.하원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할뿐만 아니라 그후 의회 해산 및 새 총선 실시, 새 상.하원의 3분의 2 이상 지지, 국민투표 실시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페인정부는 국민투표를 치를 경우 현 정부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 쉽사리 헌법 개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국민투표에서 정부는 높은 지지를 얻은 적이 별로 없는데다 현재의 지지율도 주로 후안 카를로스 국왕과 소피아 왕비의 개인적 인기의 도움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 일각에서는 왕위계승법 조항 개정시 상원 개혁안 등 다른 조항도 함께 개정하는 방안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보수 야당의 반발이 예상돼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 및 법조계 전문가들은 필리페 왕세자가 왕위에 취임할 때까지는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보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필리페 왕세자와 레티시아 왕세자비 사이에서 태어날 두번째 아이가 딸일 경우 이 문제는 일단 수면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본의 경우 스페인과 반대로 왕실에 남자 손주가 없어 여성.모계 왕을 허용토록 왕실전범을 개정하는 방안이 공론화됐으나 지난 6일 아키히토(明仁) 왕의 둘째 며느리가 아들을 낳으면서 개정논의는 수그러들었다.

(마드리드 dpa=연합뉴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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