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도 중도우파 야당이 지방선거 압승
1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야당인 사회민주당이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둬 6년간 집권한 볼프강 쉬셀 총리가 물러나게 됐다.
부재자투표를 뺀 최종 집계에서 알프레트 구젠바우어 당수가 이끄는 사민당이 35.7%를 득표해 34.2%에 그친 인민당을 제치고 1당으로 올라섰다고 2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집권 연정의 중심인 인민당의 득표율은 2002년보다 8%포인트 낮아졌다.
총선 직전까지 여론조사들에서는 줄곧 집권당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좋은 경제 실적에도 집권당이 패배한 것은 인종주의적이고 반이민적인 태도를 보이는 극우정당인 자유당과 연정을 꾸린 데 대한 실망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유당은 지난 총선보다 1%포인트 많은 11.2%, 자유당에서 갈라진 ‘오스트리아 미래를 위한 연합’은 4.2%를 득표해, 극우정당의 기반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사민당은 단독으로는 정부를 만들 수 없어, 기민당과 사민당의 좌우 연정을 만든 독일처럼 사민당이 인민당을 끌어들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같은 날 오스트리아 이웃인 헝가리 지방선거에서는 페렌츠 주르차니 총리가 이끄는 좌파연정이 대패했다. 중도우파 야당 청년민주연맹이 19개 주 가운데 18곳, 23개 도시 가운데 19곳을 석권할 것으로 전망된다. 좌파연정에서는 자유당 후보가 수도 부다페스트 시장 자리를 건졌다.
주르차니 총리는 사회당 의원들한테 “(4월 총선에서 이기려고) 우리는 아침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거짓말만 했다”며 거짓 경제지표를 발표해 왔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테이프 내용이 지난달 공개돼 곤궁에 빠졌다. 라슬로 쇼욤 대통령은 이날 투표가 끝난 뒤 텔레비전 연설에서 “의회가 총리를 결정한다”며 ‘총리 축출’을 요구하고 나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임 압력에 처한 주르차니 총리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할 것을 의회에 요구했다.
이본영 기자, 외신종합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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