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연정 흔들..내년 총선 향방 주목
벨기에에서 8일(현지시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집권 연정이 후퇴한 반면 야당인 기독민주당이 선전하고 특히 극우정당이 크게 약진한 것으로 중반 개표결과 나타났다.
벨기에 10개 주 의회 의원 715명과 우리나라 시.군.구 격에 해당하는 589개 코뮌 의회 의원 1만2천911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내년 6월께 실시될 예정인 연방의회 의원 총 선거의 향배를 미리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극우정당의 약진은 내년 총선에서 정당 간 합종연횡의 변수로 작용하는 등 정치지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기 베르호프스타트 총리가 이끄는 플레미시(`플랑드르의'뜻)자유당(VLD)은 네덜란드어권인 북부 플랑드르 지방에서 야당인 기독민주당(CDV)과 극우정당 블람스 벨랑의 거센 도전에 시달리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전반적으로 개표결과가 우리 당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프랑스어권인 남부 왈론지방에서도 VLD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최대 정당 사회당(PS)이 잇단 부패스캔들로 남부 도시 몽스에서 득표율이 10% 떨어지고 샤를루아에서 의석 30개 중 9개를 잃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엘리오 디 루포 PS 당수는 수도인 브뤼셀 지역에서 자당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론 더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플레미시 이익'이란 뜻의 블람스 벨랑은 이번 선거에서 북부 플랑드르 지방 전역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개표 중반 집계 결과 직전 선거때보다 5-6% 높은 20.6%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블람스 벨랑의 프랑크 벤헤케 당수는 "우리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득표율을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관심사였던 안트베르펜 시 행정장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간 개표 결과 블람스 벨랑은 안트베르펜에서 종전의 33%보다 약간 낮은 32.8%의 득표율에 그치고 있다.
블람스 벨랑은 이번 선거에서 전반적인 득표율 신장에도 불구, 극우정당을 무조건 배제시키려는 전통정당들간 정치적 밀약에 의해 연정에서 계속 배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시민들과 자주 접촉하는 주 및 코뮌 의원들의 임기는 6년이며, 이들 중 자치단체장에 해당하는 시장(Burgomaster)과 지방행정을 맡는 부시장(Alderman) 2천798명이 선출된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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