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대통령 선거 투표가 22일 오전 6시(현지시간) 일제히 시작됐다.
내년 1월1일 유럽연합(EU) 가입이 확정된 불가리아에서 지난 1989년 공산주의 몰락 이후 4번째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서는 좌파 성향의 게오르기 파르바노프(49) 현 대통령이 무난히 재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1년 공산당의 후신인 사회당을 이끌고 대통령에 당선된 파르바노프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43-55%의 지지율로 20%대에 머물고 있는 언론인 출신 볼렌 시데로프(50) 후보와 전 헌법재판소장 네델초 베로노프(78) 후보를 크게 앞섰다.
시데로프 후보는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로 평가되고 있고 베로노프 후보는 중도 우파 성향이다.
야당 후보들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와 유럽 최하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임금 수준을 놓고 정부 여당을 집중 공격하고 있지만 정치적 지명도에서 크게 뒤져 정권 교체는 역부족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예상 투표율이 34-44%에 그치고 있어 1,2위 득표자의 결선투표(29일)를 통해 당선자가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파르바노프 현 대통령이 여유있게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될 수도 있는 2위를 누가 차지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베로노프 후보는 결선 투표에 오르지 못할 경우 급진적 성향의 시데로프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파르바노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파르바노프 대통령은 지난해 총선 이후 중도 성향의 야당과 터키계 민족주의 정당들로 연립 정부를 구성, 탄탄한 집권 세력을 구축했으며, 이번에 재선될 경우 내년 EU 가입을 앞두고 정치 권력을 배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전했다.
불가리아의 유권자 수는 638만명으로, 투표는 오후 7시까지 전국 1만1천474개 투표소에서 치러지며, 최종 결과는 선거위원회가 48시간 내에 발표하도록 돼 있다.
의원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불가리아에서 대통령은 법률안 거부권, 군통수권, 대사임면권 등 제한적인 권한만을 가지고 있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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