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무관하게 나진~하산구간 곧 작업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의 하산을 연결하는 북-러 철도 현대화 사업에 대해,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 제재와 무관하게 이행할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5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러시아는 북-러 철도 현대화가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러시아의 철도 현대화) 방침이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7월23일 러시아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철도공사 사장과 북한의 김용삼 철도상은 나진~하산 40km 구간을 보수작업하는 현대화 작업을 올해 안에 완료하는 것을 뼈대로 한 3개 항의 의정서에 합의한 바 있다.
블룸버그의 이런 보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연례 ‘국민과의 대화’ 생방송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북 강경론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 때를 맞춰 나왔다. 또 러시아의 이런 방침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중국과 한국 정부 내부의 북한 철도 현대화 논의가 공백 상태에 빠진 틈을 파고들어,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앞으로 남북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계 운행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컬럼비아대 한반도연구센터의 찰스 암스트롱 소장은 “철도는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힘을 상징하는 것 가운데 하나”라며 “옛 소련 붕괴 이후 동북아 파워 게임에서 밀린 러시아가 힘을 회복하려는 발판”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인 기자, 연합뉴스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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