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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갑부 돈냄새에 코막은 ‘레닌들’

등록 2006-10-31 18:33수정 2006-10-31 19:43

러시아 백만장자 사치 ‘펑펑’…빈곤층 “기생충” 비난
4200만원짜리 향수, 17억원짜리 부가티 스포츠카, 19억원짜리 소형 헬리콥터, 235억원짜리 파나마 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30일(현지 시각) 막을 내린 ‘백만장자 박람회’ 품목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 박람회에서 4만명의 러시아 갑부들이 7200억원 어치를 거래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이 화려한 백만장자 박람회 이면에는 러시아의 ‘두 얼굴’이 숨어 있다.

박람회의 주고객은 이른바 ‘올리가르히야’(과두재벌)와 ‘노비예 루스키예’(신흥부자). 지난 91년 옛소련 해체 당시 석유·광산·국유기업 등을 헐값에 사들여 떼돈을 챙긴 엘리트 계층이다. 지난해 3월 발간된 〈포브스〉를 보면, 러시아에서 약 10억원 이상 현금자산을 보유한 재력가가 8만8천명에 이른다. 한 공산당원은 28일치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생충 같은 박람회 참가자들을 모두 총으로 쏴버려야 한다”며 “정직하게 돈을 번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적개심을 드러냈다. 러시아의 첫번째 얼굴이다.

백만장자들의 돈 자랑을 뒷받침하는 것은 가파른 경제성장이다. 대외무역의 68%가 석유·가스 무역인 러시아는 고유가를 등에 업고 2000~2005년 연평균 6.8%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 패션작가는 “박람회에서 다이아몬드를 걸친 사람들이 몇 년 전까지 화장지를 배급받으려고 줄을 섰던 것을 생각하면 우습다”고 말했다.

가파른 경제성장의 이면에서 고통받는 빈곤층은 러시아의 또다른 얼굴이다. 〈로이터통신〉은 30일 “러시아 인구의 약 20%가 빈곤선 이하에 산다”며 “박람회는 연간 소득으로 5천달러를 버는 대다수 러시아인들의 삶과는 극명하게 달랐다”고 전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재영 부연구위원(모스크바대 경제학 박사)은 “이번 박람회는 초기 자본주의의 천박한 소비행태이자, 성장하고 있는 러시아 경제의 여유있는 자기과시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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