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유럽인은 스페인이 아니라 남부 이탈리아에 살았다."
로마, 토리노, 피렌체, 페라라 등 이탈리아의 4개 대학 고고학 합동 연구팀은 7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진행된 선사시대 과학 관련 국제회의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전했다.
합동연구팀은 이탈리아 남동부 푸글랴 지역에서 발견된 화석화된 부싯돌 및 다른 날카로운 도구들을 그 주변에서 발굴된 검치(劍齒) 호랑이 및 털 많은 매머드를 포함한 43마리의 포유동물의 유해와 비교함으로써 그 시기를 170만년전으로 측정했다. 이는 가장 오래된 스페인의 것보다 거의 100만년 앞선다.
로마 소재 라 사피엔자 대학의 카르멜로 페트로니오 연구원은 "이 발견은 유럽 전체 주민들의 기원에 관한 논쟁을 재연시킬 것"이라면서 앞으로 고생물학자들은 아프리카로부터 시작했다는 `고대인의 이동경로'에 관한 지도를 다시 그려야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발견은 최초의 유럽인들이 북서부 아프리카가 아니라, 근동(近東.Near East)을 거쳐 서쪽으로 이주해왔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근동은 북동 아프리카, 서남 아시아, 발칸 반도를 포함하는 지중해 동쪽 연안지역을 가리키는 말로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중동(Middle East)으로 바뀌었지만 때로는 혼용되기도 한다.
그는 `호모 에르가스테르'로 불리는 현대인의 선조는 "(아프리카로부터) 아시아로 갔으며, 거기서 진화를 계속해 `호모 에렉투스'가 되었다"고 말한 뒤 "그러나 한 그룹은 진화하기 이전에 코카서스 쪽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부터 남부이탈리아까지 계속 이동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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