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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필진] 첫 여성 대선후보와 프랑스 사회당의 고민

등록 2006-11-17 19:45

프랑스 사회당의 2007년 대선 후보로 지명된 세골렌 로와이얄(53세) 프와티에 샤렁트 지방의회 의장
프랑스 사회당의 2007년 대선 후보로 지명된 세골렌 로와이얄(53세) 프와티에 샤렁트 지방의회 의장
첫 여성 대통령?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이라는 기대속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세골렌 로와이얄이 프랑스 사회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되었다. 당초의 예상대로 60퍼센트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며 후보로 지명된 세골렌 로와이얄은 과반수를 넘겨 2차 투표까지도 가지 않고 승부를 결정 지었다. 3명의 후보가 입후보한 이번 후보지명 선거는 투표권을 가진 사회당원 중 80퍼센트에 가까운 참여율을 보이며 그녀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후보 난립에서 3파전 까지

지난 여름 프랑스 각 정당의 여름 정치 학교에서 현 집권당인 우파의 대중운동 연합은 당 대표이자 강력한 대선후보인 니콜라 사르코지 현 내무부장관을 중심으로 뭉치는 단합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클리어스트림 스캔들로 껄끄러운 관계였던 도미니크 드빌팡 현 총리를 비롯하여, 미셸 안리오 국방장관까지 모두 사르코지를 중심으로의 단합을 강조했다.

3명의 후보와 투표 결과ㅡ좌로부터, 로랑 파비우스,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세골렌 로와이얄.
(자료 출처;프랑스 사회당)
3명의 후보와 투표 결과ㅡ좌로부터, 로랑 파비우스,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세골렌 로와이얄. (자료 출처;프랑스 사회당)
반면 사회당의 경우 50퍼센트의 지지율을 유지하던 세골렌을 위시하여 10퍼센트 이하의 지지율을 지닌 후보군이 혼전을 보이고 있었다. 전 총리이자 2002년 대선 결선 진출 실패로 정계은퇴를 했던 리오넬 죠스팡 총리를 비롯 미테랑 정부때에 문화부장관을 지낸 쟈크랑, 전 경제부 장관이자 경제학 교수인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37세에 총리를 지낸 로랑 파비우스등 면면이 화려한 후보군이 난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한 난전양상이 정리되기 시작한것은 후보등록을 앞두고 리오넬 전 총리가 불출마선언을 하면서 부터이다 . 리오넬 죠스팡은 사회당의 단합을 강조하며 불출마를 표명했고, 가장 훌륭했던 문화부 장관이라는 평과 함께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쟈크 랑도 대권을 꿈을 접었다. 결국, 세골렌 로와이얄, 로랑 파비우스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이렇게 3명의 후보로 압축이 되었다.

인기는 상종가, 정책은 안개속

후보군의 압축에는 성공을 했으나 프랑스 사회당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인기가 높은 세골렌에 대한 능력 검증의 문제 였다. 37세에 총리를 지낸 로랑 파비우스와 같이 국정을 도맡은 경험도 없었으며, 경제학 박사이자 시엉스 포의 교수인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처럼 경제에 능통하지도 않았다. 참고로 칸은 지난 여름 프랑스 경제인 연합회가 주관한 여름 경제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유일한 사회당인사이다. 그만큼 그는 경제문제에 자신을 갖고 있다. 프랑스 국민들은 독일의 엥겔라 메르켈총리를 보며 자국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었지만, 콜총리를 가까이서 보좌하는등 국제 경험이 있는 메르켈에 비해 세골렌은 가족부 장관, 환경부 장관 정도의 경험이 고작이었다.

프랑스의 저명한 정치 평론가인 알랭 뒤마엘이 지난해 발간한 2007년 대선후보를 비교한 저서에서도 세골렌은 빠져있었다. 이를 두고 그 이유를 묻자 저자는 "세골렌은 대선에 관한 어떤 뚜렷한 공약이나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기에 다루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그로부터 해를 넘기고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도 세골렌은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 할뿐 큰 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기도는 50퍼센트를 넘나들지만, 프랑스 국민의 54퍼센트(가장 최근 조사에서)가 사회당이 세골렌이 후보로 지명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과연 세골렌이 우파의 강력한 후보인 사르코지를 상대로 대적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고민끝에 사회당이 택한 고육지책은 바로 후보간의 토론 생중계였다. 후보의 능력을 투표권을 가진 당원들이 직접 심판하라는 의미와 만약 후보로 지명될 경우 맞서 싸워야할 우파의 사르코지와의 대결을 앞둔 시험 무대인 셈이였다.

고육지책이었던 후보간의 토론

프랑스 사회당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후보 토론회는 국회체널을 통하여 생중계되었고, 다른 세차례의 토론은 당원들만 모아놓고 이루어졌다. 첫토론은 세 후보 모두 지난 프랑스 사회당 죠스팽 정부의 정책- 35시간제-등에 일관된 지지를 보이며 한목소리를 내는등 날이 선 후보간의 정쟁은 찾아볼수 없었다. 두번째 세번째 토론도 별다른 양상을 보이지 못했다. 일간 리베라시옹은 "이미지를 택할것인가 정책을 택할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프랑스 사회당의 새로운 도전

이제 프랑스 사회당의 고민은 세골렌이 얼마나 대통합을 이룰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전 총리인 리오넬 죠스팡은 자신의 불출마를 선언하는 인터뷰에서 세골렌을 지지하는가?라는 물음에 끝내 답합지 않았으며, 현재 릴시의 시장이자 죠스팽정부때 고용부 장관으로 35시간제를 관철시켰던 마틴 오브리 시장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세골렌이 후보로 지명된다면, 그는 나의 후보이다."라고는 말했으나 "그러나 나는 1차 투표에서 세골렌을 지지하지 않을것"이라고 지지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세골렌과 경젱관계였던 다른 두 후보들이 얼마나 세골렌에게 힘을 실어 줄수 있는가도 문제이다. 37세에 총리를 지낼 만큼 화려한 경력의 로랑 파비우스나 경제학 전문가로서 경제관련에 뚜렷한 입장을 지닌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이 어떻게 세골렌과 정책의 합의를 이끌어 낼수 있는가가 관건인 것이다. 경제통인 그가 세골렌 당선시 차기 정부의 재경부 장관정도를 바라보고 세골렌의 선거전에 뛰어들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2차 투표도 갈것 없이 1차에서 결판이 날 정도로 세골렌의 인기는 뚜렷하다. 심지어 투표를 앞두고 새로 가입한 당원이 있다는 루머가 사회당주변에 회자되었으며, 지방인 마르세이유의 경우 80퍼센트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있었던 당원들간의 토론에서 야유가 나오는등 세골렌의 정책에 뚜렷한 반감을 보였던 파리의 경우 투표 참가율은 50퍼센트를 겨우 넘었으며, 지지율은 50퍼센트를 넘지 못했다.

이제 내년 1월, 집권 여당인 대중운동연합의 후보가 지금의 여론대로 현 내무부 장관인 니콜라 사르코지가 된다면 그야말로 세골렌과 사르코지간의 박빙의 승부가 될것이라고 최근 여론 조사 결과는 말하고 있다.

다른 변수라면 현 대통령인 시라크의 출마 여부와 시라크 계열의 다른 후보군인 도미니크 드빌팡 현 총리, 또 다른 여성 대권 후보인 미셀 안리오 마리 현 국방장관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이다. 그것은 지난 4월 <한겨레> 류재훈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사회당 정책 연구원장이 지적한대로 "다음 대권의 승패 여부는 사회당의 노력 보다 여권인 우파집권당이 얼마나 분열하는가"에 달려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80퍼센트라는 높은 참가율을 보이며 사회당 당원의 손으로 뽑힌 세골렌이 프랑스를 구한 잔다르크처럼, 프랑스 좌파를 구원할지, 아니면 '2007년 미스 프랑스는 세골렌' 이라는 일각의 조롱처럼, 하나의 이벤트로 끝나고 말지, 프랑스 사회당의 고민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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