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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나치 대학살 당시 교황청 내부 비판 자료 발굴

등록 2006-12-05 10:41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당시 교황청 내부에서 이를 방관하는 듯한 교황청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대학 교수인 디나 포랏은 대학살 당시 교황청 대사로 일했던 주세페 론칼리가 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그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자료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론칼리는 2차대전 당시 교황이었던 비오 12세의 뒤를 이어 후에 요한 23세 교황으로 취임했던 인물이다.

포랏이 찾아낸 자료는 유대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여러 경로로 힘을 쏟던 론칼리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참상에 대한 정보 자료를 교황청이 주장하는 것보다 수개월 앞서 교황청에 전달한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포랏은 1940년대에 유대인 기관의 밀사로 활약하던 하임 바를라스의 일기와 서신 등 문서들을 조사해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를라스의 개인 문서들은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한 이스라엘의 한 시민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소중한 정보를 담고 있으나 그간 알려지지 않고 있던 것들이라고 포랏은 말했다.

바를라스와 론칼리는 1940년대에 모두 이스탄불에 배치돼 있었다. 바를라스와 교황청 대사였던 론칼리는 이곳에서 친분을 쌓았으며 둘 사이에 프랑스어로 오간 편지에서 론칼리는 나치의 대학살에 직면해 침묵을 지키는 교황청에 대해 ‘점잖은’ 비판을 표명했다고 포랏은 전했다.

포랏은 특히 론칼리가 1943년에 바를라스의 요청에 따라 슬로바키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죽음의 수용소로 유대인을 운송하는 나치의 활동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바를라스는 1944년 6월 23일에 그해 4월 수용소에서 탈출한 두명의 유대인이 아우슈비츠의 참상을 기록한 이른바 ‘아우슈비츠 프로토콜’을 손에 넣었다. 당시는 나치가 헝가리 출신 유대인 40만명을 학살하던 때로 이 기록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목적이 유대인 대량 학살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했다. 바를라스는 이 자료의 복사본을 6월24일 서둘러 론칼리에게 보냈으며, 론칼리는 이 자료의 요약본을 그날 전신으로 교황청에 보고했다.

이는 교황청이 그해 10월에야 이 문서를 받았다는 공식 설명과 배치된다. 론칼리가 교황청 상급자들과 교신한 문서들은 모두 교황청에 보관돼 있지만 이 자료 송부 시점을 밝힐 수 있는 부분들은 학자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포랏은 말했다.

교황청은 1939년부터 1958년까지 교황 자리에 있었고 그 전에는 교황청 외교 사절로 독일에서 지냈던 비오 12세가 나치의 대학살에서 유대인을 구하려는 노력을 별로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에 주력해왔다.

교황청은 비오 12세가 조용한 외교 노력의 선봉에 서서 수천명의 유대인을 구했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2003년에는 베를린과 뮌헨 주재 교황청 대사의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예루살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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