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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 소련 붕괴후 출생세대 정체성 혼란

등록 2006-12-08 16:45

(서울=연합뉴스) 소련 붕괴후 출생한 러시아의 젊은 세대들이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8일 보도했다.

옛 소련 애국가는 소비에트연방(USSR)을 "불멸의 자유 공화국 연방"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1991년 여름 소비에트연방은 결코 불멸이 아니라는 사실이 판명됐다.

"자유 공화국들"은 하나씩 연방에서 이탈함으로써 그들이 실제로 소비에트 연방을 어떻게 생각 했는지를 보여줬다.

소련 붕괴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옛 소련은 국민들이 국경밖 외부의 생활을 거의 모르는 초강대국이었다. 자신들이 사실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국가에서 사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국민들은 거의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제 새로운 세대가 자라났다. 이들은 부모와 조부모들의 삶을 지배했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와 무관하다. 이들은 또 옛 소련체제가 제공하던 확실성이 없는 상태에서 성장했다.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진 트베르 시내 제12학교 학생들도 소련연방이 붕괴된 후 태어난 세대다.

14살난 디마군은 공산주의 종식후 재산을 모은 재벌들을 언급하면서 "과두정치의 독재자 처럼 엄청나게 부자인 사람도 있지만 매우 가난한 사람도 있다"면서 "이는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서방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민주주의 약속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디마는 러시아는 자유롭고 민주적이라면서도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그는 "내게는 민주주의가 매우 중요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일부는 자유보다는 안락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료 여학생인 파티마는 이런 불확실성을 곤혹스러워 하지 않는다. 그는 공산주의자 아버지에게 고무받은 듯 소비에트의 모든 것을 찬양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세기 소비에트의 독재자 조지프 스탈린을 "위대한 인물"로 표현했다.

스탈린 정권은 수많은 시민을 죽이고 많은 사람을 노동수용소로 보냈다. 파티마는 소비에트연방이 그의 지도하에 나치 독일을 이겼다는 이유로 그를 찬양한다.

러시아의 포스트 공산주의 세대중에는 더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도 있다.

1990년대 경제혼란기에 태어난 일부 10대들은 폭력과 증오를 환영했다. 러시아 대도시의 일부 지역은 소수인종을 공격하는 스킨헤드 갱단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트 소비에트 세대의 대부분은 부모들에게는 거부됐던 기회를 누리고 있지만 성인이 돼 가면서 자신들의 조국이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1991년 여름 군중들은 공산주의 시절 비밀경찰 KGB 창설자인 펠릭스 제르진스키의 동상을 좌대에서 뜯어내며 환호했다. 소비에트연방이 영원히 끝나는 순간이었지만 오늘날까지 동상이 서있던 좌대는 비어있다.

소련이 붕괴되지 15년이 지났다. BBC는 8일 소련연방 붕괴후에 태어난 세대의 생활변화를 평가해보는 생방송을 티베르의 한 학교에서 진행한다.

l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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