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내정보국(MI5)의 수장인 엘리자 매닝엄 불러(58) 국장이 내년 4월 물러난다고 BBC가 15일 보도했다.
2002년 10월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MI5의 수장을 맡은 엘리자 국장은 재임 4년 반 만에 국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존 리드 내무장관은 내년에 후임 국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작년 런던 7.7 테러 전에 이미 퇴임 계획을 세웠다는 엘리자 국장은 "내년 4월이면 부국장과 국장으로 지낸 10년을 포함해 여기에서 일한 지 33년째"라며 "작년 초 이미 그 때쯤이 물러날 때라고 결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엘리자 국장은 "국내정보국이 매우 심각한 위협과 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극적인 변화와 성장이라는 두 가지 주요 과제에 직면하고 있을 때 정보국을 이끄는 특권을 누렸다"며 "국내정보국이 최고의 능력으로 영국에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엘리자 국장은 이미 지난 5월 개각으로 물러난 전임 찰스 클라크 장관과 국장직을 그만두기로 합의했다고 BBC는 전했다.
테러 전문가인 엘리자 국장은 런던 7.7 테러 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최근 영국이 지속적인 테러 위협에 처해 있다고 경고해왔다.
7.7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능한 국장으로 소문난 엘리자 국장은 국내정보국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신문 광고를 통해 신규 요원을 모집하는 등 비밀에 가려진 정보기관인 국내정보국의 개방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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