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줄이려 2011년부터 거래제 실시
배출량 많을땐 기업에서 배출권 사야
배출량 많을땐 기업에서 배출권 사야
항공기는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의 지구 전체 배출량 가운데 3%를 내뿜는다. 더구나 항공기 배출량의 증가세는 매우 가파르다. 1990년 이후 배출량이 87%나 늘어나 정유회사나 철강공장보다 더 심각한 오염원이 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항공기의 급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11년부터 역내 모든 항공기에 배출가스 거래제를 적용키로 했다고 20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외국 항공기도 2012년부터 유럽연합에 취항하려면 배출가스 거래시스템에 가입해야 한다.
배출가스 거래제는 일정량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려면, 돈을 주고 배출량 여유가 있는 다른 기업에서 배출권을 사도록 한 제도이다. 유럽연합은 2005년부터 공장 등의 온실가스 배출가스 거래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항공기는 제외돼 있다.
유럽연합 스타브로스 디마스 환경집행위원은 “지금 추세라면 2020년에는 항공기 배출 온실가스가 두 배가 될 추세여서 통제가 필요하다”며 “지구온난화 대책마련에 항공업계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항공기 온실가스의 46%, 1년 183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항공사연합은 “항공사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새 규제대로 하면 2020년까지 단거리 항공권의 경우 약 2200원~1만1천원의 요금인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에 취항하는 외국항공사들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20일 “공감대가 없는 일방적 결정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국제적 노력을 훼손할 것”이라는 미국 정부쪽 반응을 전했다. 새 법규는 유럽의회와 각 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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