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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새해 우려되는 유럽의 성노예 인신매매

등록 2007-01-02 14:35

 독일의 대표적 성매매 지역인 함부르크의 레퍼반 거리. 서부 유럽에서 매춘을 강요당하는 많은 여성들은 동유럽에서 납치되거나 유인된 여성들이다.
독일의 대표적 성매매 지역인 함부르크의 레퍼반 거리. 서부 유럽에서 매춘을 강요당하는 많은 여성들은 동유럽에서 납치되거나 유인된 여성들이다.
루마니아·불가리아 가입으로 성노예 매매 더욱 우려
통제 불능 변경 확장으로 매춘·마약 늘듯
안카(가명)는 텔레비전 프로에서 성노예로 납치당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시청율때문에 매수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올해 독일에 있는 친구의 초청을 받고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혹독히 경험했다. 독일 함부르크 근처 마을에서 접시닦기를 한다는 애초의 초청 약속과는 달리 그는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압수당하고 포주로부터 매춘을 강요당했다. 3개월 뒤 안카는 빗물통을 타고 2층을 몰래 내려와, 숲을 가로질러 수 ㎞을 줄달음친 뒤 택시를 타고서야 안도를 했다. 택시는 그를 경찰서에 데려다 줬다.

안카는 경찰에서 “나를 초청한 친구는 나를 포함해 2명을 유인한 대가로 자유를 찾았다”고 털어놨다. 20살된 루마니아 출신 안카의 이야기는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라는 독일에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출신 소녀들이 종종 겪는 일이다.

올해부터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가입으로 유럽연합에 인신매매와 마약밀매 비상등이 켜졌다. 유럽연합의 동쪽 변방이 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빈곤과 지리적 위치로 인해 서구에 매춘과 마약을 제공하는 근거지가 되어왔다. 이들 국가의 유럽연합 가입으로 서구로의 연결이 더욱 용이해져, 이 지역의 매춘과 마약사업자들은 더욱 사업을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동부 유럽의 다국적 범죄와의 투쟁을 지원하는 부쿠레시티의 SECI 센터의 크리스챤 두타는 “루마니아는 유럽연합의 제일 끝 국경선이자, 마지막 프런티어”라며 “유럽연합에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들이 첫 발을 딛는 곳이다”고 말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그 지리적 위치로 이미 오래 전부터 서구에 공급되는 인신매매와 마약밀매의 길목 역할을 해왔다. 두 나라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생산된 헤로인을 서구로 수송하는 ‘발칸루트’에 위치한다. 아프가니스탄은 전 헤로인 공급량의 과반 이상을 생산하며, 아프가니스탄 헤로인의 80%는 이 길을 통해 서구의 사용자들에게 전달된다.

이런 마약밀매에 결부된 조직범죄는 13살 밖에 안되는 소녀를 포함해 매해 수천명의 여자들을 납치하거나 유혹해, 독일 등 서구의 매춘조직에 팔아넘기고 있다. 유엔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상위 11개 인신매매국으로 선정한 바 있다.

13살 밖에 안되는 소녀를 포함해 안카같은 여자들이 매해 수천명이나 납치되거나, 결혼 혹은 좋은 직장을 미끼로 유혹돼 갱들에게 팔려나가고 있다. 갱들은 소녀들을 나이트클럽과 사창가에 감금하거나, 거리에서 매춘을 강요하고 있다.

루마니아 정부의 통계를 보면, 2006년 1~9월까지 성 착취와 강제노동을 목적으로 납치되거나 유인된 여성은 1400여명이며, 이와 관련해 200여명이 체포됐다. 그래도 루마니아 정부는 유럽연합으로부터 국경통제, 부패추방, 경찰력 개선 등으로 치하받기도 했다. 그러나 불가리아 정부는 만연한 조직범죄와의 싸움에서 유럽연합으로부터 만족할만한 평가를 못받고 있다. 불가리아 내무부는 지난해 4천~5천명의 여성이 밀매됐다고 발표했다. 카탸 일리바 불가리아 내무부 대변인은 “인신매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그 숫자는 전년도에 비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인신매매단은 이제 13~14세 소녀를 찾고 있다. 통제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 소녀들은 훈련받고 세뇌받는다. 소녀들은 경찰이나 사회체제로부터 거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돈을 벌수 있고 독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인신매매 희생자들을 돕는 루마이나 자선단체인 리칭아웃을 운영하는 이아나 마테이는 “빈곤과 해체된 가족상황으로 (인신매매된) 소녀들은 뿌리도 없고, 자기존중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 입장에서 더욱 큰 문제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가입으로 조직범죄가 통제안되는 변경이 더욱 확장된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최빈곤지역인 이 지역의 다른 국가인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등도 조직범죄와 불법무역의 온상이 되고 있다. 루마니아 자선단체인 아드파레재단의 소장인 지나 마리아 스토이안은 “루마니아에는 많은 (성)착취가 있으며 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미 흑해 연안에는 섹스관광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부쿠레시티 소피아/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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