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무제한으로 유명한 독일의 고속도로인 아우토반(Autobahn)에 속도 제한을 두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드레아스 트로게 독일 연방환경국장은 환경보호를 위해 아우토반에 일률적으로 시속 120㎞의 제한 속도를 둘 것을 제의했으며 정치권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독일판(FTD)이 최근 보도했다.
트로게 국장은 아우토반에서 자동차들의 과속 질주를 막으면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약 30%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사회민주당의 정치인들도 아우토반 속도제한 규정을 지지하고 나섰다. 사민당의 교통 정책 담당인 하이데 브라이트 의원은 "아우토반 속도제한은 기후 변화를 방지하기 위한 의미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사민당 의원 25명은 아우토반에 일반적인 속도제한을 두는 것을 지지하는 성명서에 서명했다.
기사당의 요제프 괴펠 의원도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도 아우토반에서 속도제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환경단체들은 아우토반에 속도제한을 두면 배기가스 배출량이 줄어들 뿐 아니라 동물이 자동차에 치어 죽는 `로드킬'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연방환경국의 제의를 환영했다.
그러나 아직 독일에서는 아우토반의 속도 제한을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하다. 자동차업체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현재 상태에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또 인간의 무한 질주 본능을 `신성한 권리'로까지 여기는 독일인의 정서에 속도제한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실 아우토반에서 곡선 구간과 오르막, 내리막 구간, 그리고 진출입로 부근에는 어김없이 속도제한이 있다. 아우토반 전체 구간의 40% 정도는 제한 속도가 규정돼 있으며 무제한 질주는 직선도로 등 비교적 안전한 구간에서만 허용된다. 볼프강 티펜제 교통장관은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는 속도 제한이 아니라 자동차 연료 및 엔진 개선을 통해 이뤄내야 한다"고 말해 속도제한 규정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FTD는 아우토반 속도제한 논쟁에 대한 논평에서 "아우토반에서 속도제한을 두는 것은 이탈리아에서 페스토(이탈리아의 전통 소스)를, 프랑스에서 바게트빵을 금지하는 것과 같다. 이 나라들에서는 아무도 자국의 문화적 자산을 금지하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사실 아우토반에서 곡선 구간과 오르막, 내리막 구간, 그리고 진출입로 부근에는 어김없이 속도제한이 있다. 아우토반 전체 구간의 40% 정도는 제한 속도가 규정돼 있으며 무제한 질주는 직선도로 등 비교적 안전한 구간에서만 허용된다. 볼프강 티펜제 교통장관은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는 속도 제한이 아니라 자동차 연료 및 엔진 개선을 통해 이뤄내야 한다"고 말해 속도제한 규정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FTD는 아우토반 속도제한 논쟁에 대한 논평에서 "아우토반에서 속도제한을 두는 것은 이탈리아에서 페스토(이탈리아의 전통 소스)를, 프랑스에서 바게트빵을 금지하는 것과 같다. 이 나라들에서는 아무도 자국의 문화적 자산을 금지하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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