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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한주연 베를린 통신원]호황에 파견 노동자 급증

등록 2007-01-11 19:01

인력회사 성업
그래픽 디자이너 크리스티네(가명)는 최근 호텔 비서, 간호보조원 등 여러 가지 직업을 경험하고 있다. 그는 인력 회사의 파견 노동자로 자신의 전공과 관련이 없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보조금에만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위한다.

독일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가 크게 늘고 있다. 호황으로 늘어난 일자리를 비정규직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독일 연방노동청 통계를 보면, 2006년 인력회사를 통한 파견 노동자는 약 10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18%나 늘었다. 성업 중인 인력 파견 회사들도 7000 곳이나 된다.

독일 파견근무 연방연합의장 폴커 엔커르츠는 “앞으로 독일에 파견 근무를 근간으로 하는 인력중개회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2010년에 파견근무 직원은 수백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비정규직은 보조인력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 이들 중 전문노동자들도 있고, 대졸자 비율도 5~6%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파견 노동자의 증가와 함께, 실업자도 크게 줄고 있다. 지난해 초 500만명을 넘던 실업자 수는 지난해 11월 4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독일 언론은 파견 노동자를 독일 경제 호황을 이끄는 전동차에 비교하고 있다. 많은 언론들은 이런 호황을 현 정권 직전의 사민당과 녹색당 연정 시절, 노동시장 유연화와 실업수당 축소를 뼈대로 성안됐던 페터 하르츠(슈뢰더 총리 시절 복지개혁위원회 위원장) 개혁의 결실이라 보고 있다. 개혁 전엔 실업수당이 비정규직 수입보다 높았기 때문에 인력회사를 통한 고용은 오히려 경제적 손실이었다.

지난해부터 비정규직 최저임금에 대한 논쟁도 일고 있다. 동유럽 노동자들 때문에 갈수록 저임 노동자 임금 수준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프란츠 뮌터페링 부총리는 파견근무 노동자의 시간당 급여를 7유로15센트(약 8700원)로 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독일 금속노조는 파견 노동자 급증에 대해 임금인상을 가로 막고 있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의 금속노조 위원장 데틀레프 베첼은 “2년 전부터 값싼 파견 노동자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몰아내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인 베엠베(BMW)사에서는 이미 3분의 1이 파견 노동자를 쓴다”며 “같은 노동에 대해서는 같은 급여를 지급하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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