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 다룬 <사생활의 역사4>에 실려있는 그림으로 앙리 제르벡스의 <마튀랭 모로의 결혼>(1881년·파리)이다. 실존 인물인 모로씨의 아들이 결혼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당시 결혼식 모습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사진 새물결 제공
배우자로 고위직 여성 선택경향
영국 리버풀에서 미용 서비스 업체인 지니테크 인터내셔널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로젠블라트(44)는 “스파를 운영하는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 데는 사업논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당신이 성공하길 원한다면 (아내와) 일적으로 협력관계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영국에서는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한 남성들이 이른바 ‘트로피 아내’(성공한 남성들이 부상처럼 얻은 젊고 아름다운 전업주부)보다 고위직 여성과의 결혼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일간 <더타임스> 일요판이 보도했다.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폴 칼린과 영국 스완지 대학 연구팀은 학술지 ‘노동경제학’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남편 연봉과 아내의 직장 근무시간의 상관관계가 20년 전에 비해 확연히 달라졌다고 밝혔다. 1980년대에는 남성의 연봉이 많을수록 아내의 근무시간이 적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내의 근무시간이 연간 1000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남편의 보수도 5.5%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과거 성공한 남성의 아내들이 직장을 포기하게 만든 남녀간 연봉 격차와 직장내 차별관행이 줄어들면서 일하는 기혼 여성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1970년대 영국 여성은 남성의 연봉 중 45% 정도를 받았으나 현재는 70% 정도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성들이 여성의 성공을 수용하는 태도가 광범위하게 퍼져가고 있다는 증거라며 환영하면서도 ‘파워 커플’의 성장이 다른 계층과 빈부 격차가 있는 새로운 엘리트 탄생을 나타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 싱크탱크 시비타스의 아나스타샤 드 발은 “고위직의 집중은 소득 불균형의 우려가 있으며 부부의 장시간 근무는 양육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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