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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영국도 동네가게 ‘못살겠다’

등록 2007-01-25 21:47

양극 대형할인점 매출 점유 현황
양극 대형할인점 매출 점유 현황
대형할인점 시장 75% 장악
가격파괴 등 고발 잇따라
‘불공정경쟁’ 증거는 못찾아

영국에서도 대형 할인점과 동네 구멍가게 사이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곳곳에 들어선 대형 할인점이 “공정경쟁을 가로막는다”는 고발이 잇따르고 있어, 경쟁위원회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4일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테스코, 아스다, 세인스베리, 모리슨스 등의 대형 할인점은 전체 식료품·잡화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영세 상인들은 “대형 할인점이 원가 이하 판매 전략 등으로 작은 가게나 상인들이 문을 닫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편의점협회는 최근 4년간 20%가 영업을 포기했다고 발표했다. 생산자의 67%가 이익이 줄어들었고, 43%가 리베이트를 대형 할인점 등에 줬다고 밝혔다. 단일 상품 가게도 줄어, 1980년 2만2900개였던 정육점은 2005년 6600개로 줄어들었다. 〈가디언〉은 24일 “30파운드(약 5만6천원) 어치를 사면 10파운드(약 1만9천원)를 할인해주기까지 하니 견뎌내기 어렵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는 한 소매상인의 푸념을 전했다.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곳은 영국 대형 할인점 매출의 30.4%를 차지하는 테스코다. 테스코 매장은 2001년 685개에서 지난해 1898개로 늘어났다. 지금의 추세라면, 몇 년 안에 테스코가 시장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테스코는 개발 유력지 300곳에 땅을 사놓고, 경쟁사의 진입을 막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영세 상인의 원성은 높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경쟁위원회는 23일 “지금까지는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뚜렷한 증거 없이 특정 기업의 사업적 성공을 처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형 할인점의 원가 이하 판매는 3% 이하로 조사됐다. 대형할인점이 반드시 생산자에게 낮은 가격을 강요하지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23일 “대형 할인점의 가격 파괴로 어쩔 수 없이 영세상점이 문을 닫더라도 소비자에게 좋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위원회가 시사했다”고 전했다. 최근 6년간 벌써 세번째 조사지만, 지금까지 큰 문제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테스코 쪽도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는 좋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위원회는 최종 결론을 미루고 “지나친 시장 지배로 경쟁을 제대로 할 수 없는지 도시별로 광범위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상품과 산뜻한 진열, 각종 할인 판매. 소비자들이 동네 영세상점을 외면하고 대형 할인점으로 몰려드는 이유다. 진보적 〈가디언〉조차 “대형 할인점은 가격 경쟁력이 있고 품질은 높다. 소비자도 할인점의 혜택을 입었다”며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문제다”라고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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