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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벨기에 왕세자, 언론인에게 “계속 비판하면 출입금지”

등록 2007-01-26 01:07

필립 왕세자, 중견언론인 협박 구설수

벨기에 필립 왕세자가 신년 행사에서 만난 중견언론인 2명에게 "나를 계속 비판할 경우 왕실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위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의 비난에 직면하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VRT 방송 등 벨기에 언론에 따르면 필립 왕세자는 전날 저녁 왕궁에서 열린 신년 리셉션에서 일간 드 모르겐의 이브 데스메트 편집국장과 VTM TV의 정치담당 편집장인 폴 반 덴 드리셰 등 2명의 중견 언론인들을 만나 자신에 대한 보도가 너무 부정적이라고 불평을 털어놓기 시작했다는 것.

두 매체 모두 네덜란드어권인 플랑드르 지방의 언론사로 공교롭게도 최근 플랑드르는 독립추진 문제를 놓고 왕실과 긴장관계에 놓여 있다.

필립 왕세자는 데스메트 편집국장에겐 "드 모르겐의 편집국장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드리셰 편집장에겐 "이곳 왕궁에 왔을 때는 친근한 것같더니 다른 곳에 가선 나를 비판하는 사실을 참을 수 없다"면서 "계속 그런 식으로 나갈 경우 더이상 왕궁에서 환영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출입 금지 가능성을 경고했다.

필립 왕세자는 또 두 언론인에게 "나는 왕세자로 다음 국왕이 될 것이므로 언론이 나를 비판해선 안된다. 당신들도 나에게 존경을 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드리셰 편집장은 "벨기에에는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반박했다면서 "왕세자가 언론의 자유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정말로 모르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왕세자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왕실 대변인은 "왕세자와 두 언론인 간 대화가 유쾌하지 못했던 것같다"면서 "하지만 모든 언론인들의 왕실 출입은 여전히 환영받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기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왕세자의 태도가 적절하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앞서 벨기에, 특히 플랑드르 지역의 언론들은 필립 왕세자가 지난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교역사절단을 이끌고 방문했을 때 똑같은 발언을 되풀이하고 엉뚱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왕세자답지 않은 행동을 보였다고 그의 자질을 문제삼았다.

또 왕세자가 2004년 중국을 방문했을때 벨기에 극우정당 블람스 블랑에 대해 "우리 나라를 파괴하길 원하는 정당"이라고 발언한데 대해서도 비판적인 논조로 보도했다.

벨기에 왕실은 최근 막내 로랑 왕자가 해군공금 유용사건 연루 혐의로 곤욕을 치른데 이어 왕세자의 언론인 비난 구설수로 바람잘 날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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