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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6 19:13 수정 : 2005.03.16 19:13

베틀루스코니 총리 밝혀
“내년 봄 총선 여론 압박”

[5판]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강력하게 지지해 온 이탈리아가 9월부터 이라크 파병 자국군을 점진적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현재 이라크 주둔 외국군 중 미국, 영국, 한국에 이어 네번째로 많은 3천여 병력을 남부 디카르주 나시리야 일대에 주둔시키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15일 국영 방송에 출연해 “9월에 이라크에 있는 우리 군대를 점진적으로 감축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이 문제를 이야기했다. 우리는 정확한 철수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여론이 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통신> 등이 보도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동맹임을 과시해온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라크 주둔군의 철수계획을 내놓은 것은 최근 이탈리아 정보요원이 미군 총에 맞아 숨진 뒤, 이탈리아에서 이라크 파병 반대여론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됐다 석방된 기자를 구출해 낸 이탈리아 정보요원 니콜라 칼리파리는 바그다드 공항으로 가다 미군의 총에 맞아 숨졌으며, 이 일로 이탈리아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철군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날 방송에서 “내년 봄 총선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밝힌 베를루스코니가 이런 반전 여론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탈리아군의 철군은 이라크 주둔 병력을 유지해야 할 뿐 아니라 이라크전이 동맹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포장하고 싶어하는 부시 행정부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20일로 미국의 이라크 침공 2주년을 맞는 상황에서 미국 외에 24개국이 이라크에 파병하고 있지만, 폴란드가 현재 주둔병력 1700명 가운데 수백명을 7월에 철수시킬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네덜란드도 철군을 대부분 끝냈다. 또 우크라이나도 이달부터 철군을 시작해 10월까지 병력을 모두 본국으로 되돌릴 예정이다. 이탈리아 철군 발표가 나오면서 영국에서도 철군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16일 이라크에서 제헌의회가 처음으로 열렸으나 총선에서 1, 2위를 차지한 시아파 정당 연합 통일이라크연맹(UIA)과 쿠르드연맹 사이의 연정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정부 없는 상징적인 행사에 그쳤다. 275명의 제헌의원들은 이날 무장헬기가 상공에서 경계비행을 하는 엄중한 보안 아래 미군이 설정한 ‘그린존’ 안의 회의장에서 첫 모임을 열고 의원선서를 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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