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31일 잉글랜드 중서부 버밍엄에서 무슬림 영국군 병사 한 명을 납치, 살해하려는 테러 음모와 관련해 9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웨스트 미들랜즈 경찰은 "테러 행위 위임, 준비 혹은 선동 의혹으로" 이날 새벽기습 검거작전을 통해 용의자 8명을 체포했고, 나중에 용의자 1명을 추가로 체포해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관들은 영국에서 무슬림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도시 중 하나인 버밍엄에서 개인 주택, 이슬람 서점, 잡화점 등 12개 주소지를 수색했으며, 그 일대를 봉쇄했다.
언론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경찰과 국내정보국(MI5)이 테러 계획이 거의 무르익은 마지막 단계에서 중요한 테러 음모를 저지했다고 밝혔다.
테러 대상으로 지목됐던 인물은 아프가니탄에서 복무한 젊은 이슬람교도 영국군병사인 것으로 신원이 확인됐다. 스카이 TV는 정보 소식통들을 인용, 이라크 무장세력이 실행한 것처럼 서양인을납치, 참수한 뒤 인터넷에 살해 장면을 게시하려는 의도를 가진 테러 음모라며 새로운 테러 전술의 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고위 안보 소식통은 런던 지하철 7.7 테러와 달리 대량 살상을 목표로 하지 않은 새로운 접근 방식의 테러 음모라고 말했다.
그러한 살인 방식은 2004년 이라크에서 당시 알-카에다 지도자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에 의해 납치돼 참수된 영국인 케네스 비글리의 상황과 비슷한 것이라고영국 언론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웨스트 미들랜즈 경찰의 데이비드 쇼 경찰차장은 모든 의혹 장소에 대한 수색작업이 완료되는 데 "수일이 걸릴 것"이라며 무슬림 사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일부 현지 주민들은 경찰이 과거에도 테러 의혹을 내세우며 무슬림 검거작전을 벌였으나 아무도 기소하지 못했다며 분노와 냉소를 드러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 음모는 서유럽 최초의 자살폭탄테러 음모인 런던 지하철 7.7 테러에 뿌리를 두었으며, 영국이 알-카에다식 테러의 전면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의 싱크탱크인 채텀 하우스의 테러 전문가인 셰인 브라이튼은 "영국은 역사적으로 파키스탄인과 파키스탄 사회와 연관성이 깊기 때문에 알-카에다식 공격에 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끝)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 음모는 서유럽 최초의 자살폭탄테러 음모인 런던 지하철 7.7 테러에 뿌리를 두었으며, 영국이 알-카에다식 테러의 전면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의 싱크탱크인 채텀 하우스의 테러 전문가인 셰인 브라이튼은 "영국은 역사적으로 파키스탄인과 파키스탄 사회와 연관성이 깊기 때문에 알-카에다식 공격에 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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