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핵무기 발사하면 즉각 보복공격당할 것"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몇몇 매체와 회견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 자체가 큰 위험이 되진 않지만 만약 이스라엘에 핵무기를 발사할 경우 즉각적인 보복공격으로 테헤란이 파괴될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이를 철회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고 외신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뉴욕 타임스, 프랑스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와 회견에서 이란이 핵무기 1~2개를 보유한다고 해서 큰 위험이 되지는 않을 것이며 정작 위험한 것은 이란의 핵 보유로 인해 핵무기 확산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시라크는 또 "이란이 어느 곳에 핵무기를 떨어뜨릴 것인가. 이스라엘인가"라고 자문하고 "이란이 발사한 핵무기가 200m 까지 날아가기도 전에, 테헤란이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라크의 이 같은 발언은 프랑스가 밝혀온 정책 및 그의 기존 발언들과 크게 다른 것이었다.
파장이 예상되자 그는 30일 해당 매체 기자들을 엘리제궁으로 다시 불러 29일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의 상당 부분을 철회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두 번째 회견에서 전날에는 이란에 관한 사항이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 비보도를 전제로 하는 이야기)인 줄 알고 별 생각이 없이 이야기한 것이라며 해명하면서도 결국엔 "좀 더 주의했어야 했다"며 말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이란이 완전 파괴될 것이라는 발언을 물론 철회한다"며 만약 이란이 핵무기를 발사하면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다른 나라들에 의해 저지될 것이라고 고쳐 말했다.
시라크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무기의 목표가 될 수 있고 이스라엘이 보복할 수 있다는 발언과 관련해서는 "어제 이스라엘 대해 이야기했다고 생각지 않지만, 만약 그렇게 말했다 해도 그리 생각하진 않는다"고 해명했다.
시라크의 29일 발언은 이란의 핵무기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프랑스의 오랜 공식 입장과 반대되는 것이다. 프랑스는 우라늄 농축 중단을 거부하는 이란을 제재하는 움직임에서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대열에 동참해 왔다. 29일의 첫 인터뷰는 누벨 옵세르바퇴르가 발행되는 2월 1일에 동시 보도하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문제의 발언이 인터뷰 직후 공개되지는 않았었다. 뉴욕 타임스는 31일 밤 관련 기사를 웹사이트에 올리면서 회견 내용이 보도를 전제로 한 것이고 녹음됐다고 밝혔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시라크의 애초 발언이 진정한 내심을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실수한 것이지 명확치 않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1년 반 사이 시라크가 외교적 대화에서 훨씬 덜 꼼꼼해졌고 이란의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을 표출한 적도 있다는 일부 관리의 말을 전했다. IHT는 프랑스에서는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기 이전에 인터뷰 대상자에게 내용을 교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오랜 전통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파리=연합뉴스)
시라크의 29일 발언은 이란의 핵무기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프랑스의 오랜 공식 입장과 반대되는 것이다. 프랑스는 우라늄 농축 중단을 거부하는 이란을 제재하는 움직임에서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대열에 동참해 왔다. 29일의 첫 인터뷰는 누벨 옵세르바퇴르가 발행되는 2월 1일에 동시 보도하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문제의 발언이 인터뷰 직후 공개되지는 않았었다. 뉴욕 타임스는 31일 밤 관련 기사를 웹사이트에 올리면서 회견 내용이 보도를 전제로 한 것이고 녹음됐다고 밝혔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시라크의 애초 발언이 진정한 내심을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실수한 것이지 명확치 않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1년 반 사이 시라크가 외교적 대화에서 훨씬 덜 꼼꼼해졌고 이란의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을 표출한 적도 있다는 일부 관리의 말을 전했다. IHT는 프랑스에서는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기 이전에 인터뷰 대상자에게 내용을 교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오랜 전통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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