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는 영국의 자존심?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영국 내 제조공장 폐쇄에 반대하는 시위가 14일 3개국 6개 도시에서 진행됐다. 영국 일반노조는 다른나라 노조들의 협조를 얻어 런던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스트라스부르, 미국 뉴욕·시카고·라스베이거스의 버버리 매장 앞에서 동시다발 시위를 벌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버버리는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라”는 글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버버리는 원가절감을 목적으로 영국 웨일즈지방의 트레오치에서 300여명을 고용한 셔츠 공장을 다음달에 문닫는다고 지난해 9월 발표해 노조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공장 일감은 홍콩,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공장에서 나눠 맡기로 했다.
“영국의 버버리를 지키자”는 구호를 내세워 진행되는 이전 반대 운동에는 찰스 왕세자도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영화배우 에마 톰슨 등 유명인들이 가세해 ‘문화운동’의 모습까지 띠어가고 있다.
버버리는 이에 4650명의 인력 중 절반 가량이 영국에서 일하고 있다며, 자신들은 영국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회사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트레오치 공장 노동자들의 직업훈련과 직장 알선에 나서겠다며 무마 노력을 펴고 있다.
스테이시 카트라이트 버버리 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장이 경영 측면에서 존속가능하지 않다면 문을 닫아야 한다”며 “그게 주주들에 대한 책무”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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