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의 거리 이름을 팝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북동쪽으로 100㎞ 떨어진 이바드라는 작은 도시가 재정 확보를 위해 동네에 있는 8개의 거리 이름을 경매에 부쳤다고 일간 빌라거즈더샤그가 16일 보도했다.
미디어 전문가 출신인 이바드시의 이바디 가보르 시장이 낸 이 아이디어는 시내 8개의 거리 이름을 경매를 통해 각각 12만6천∼31만1천 달러에 판매하고, 이를 매입하는 사람은 향후 300년간 해당 거리에 자기가 원하는 이름을 붙일 수 있도록 하는 것.
단 현존하는 사람의 이름을 거리명으로 쓸 수 없도록 돼 있는 헝가리 법률을 감안, 자신의 이름을 거리명으로 원하는 사람은 일단 매입한 뒤 사후에 거리명을 붙일 수 있도록 했다.
거리명으로는 사람 이름 외에 기업이나 상품 이름도 붙일 수 있다.
이바디 시장은 "시의 재정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이 같은 일을 추진하게 됐다"며 세상에는 현재는 잊혀졌지만 기억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단순히 비즈니스 차원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며 사람들이 거리 이름을 매입함으로써 재정이 어려운 시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체 인구가 420명에 불과한 이바드시는 공산주의 몰락과 함께 인근 지역의 탄광이 폐쇄되면서 경제적으로 낙후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전체 인구의 25%는 실업자로, 40%는 은퇴한 노령 인구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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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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