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노 프로디 총리 내각
9개월만에 도중하차
아프가니스탄 파병 연장동의안이 이탈리아 상원에서 부결된 데 책임을 지고 로마노 프로디 총리 내각이 총사퇴했다.
프로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중도좌파연합은 21일 상원 표결에서 파병 연장동의안 통과에 필요한 과반에 2표가 모자라는 158표를 얻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야당 우파연합은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했고,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프로디 총리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고 이탈리아 <안사>통신이 전했다.
이로써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가까스로 승리해, 5월 취임한 프로디 총리 내각은 9개월 만에 중도하차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좌파연합 소속 정당 지도자들과 협의해 새 총리를 지명하거나,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할 수 있다. 프로디 총리가 다시 총리로 지명될 수도 있지만, 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다국적군에 약 2천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으며, “평화유지 활동을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악화됐다”는 철군 요구를 프로디 총리가 거부하면서 좌파연합 소속 녹색당 및 공산당 등과 불화를 빚어왔다. 또 이탈리아 북부 비첸차 지역에 최근 미군부대 확장을 승인한 것도 내분을 키웠다. 좌파연합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자치자유민주당에서 공산당까지 9개 정당이 뭉쳐 집권했지만, 동거 커플 합법화 문제 등 현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이탈리아의 로마노 프로디 총리 내각이 21일 총사퇴하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야당 ‘포르차 이탈리아’의 지지자들이 기뻐하며 로마 총리공관 앞에서 “안녕, 로마노”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마/AP 연합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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