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함’ 어필하며 지지율 10%p차 만회
좌우정책대결…제3인물 부상 가능성도
좌우정책대결…제3인물 부상 가능성도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와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후보 간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선거전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프랑스 주간 <죠르날 드 디망쉬>가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1차 투표에서 루아얄과 사르코지는 각각 28%의 동률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10%포인트까지 밀렸던 루아얄이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한 것이다.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경우 사르코지 50.5%, 루아얄 49.5%로 박빙이었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는 4월22일 치러지며, 1차에서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을 경우 5월6일 1·2위 후보간 결선투표를 치른다.
루아얄의 상승세는 최근 프랑스 최대 민영방송인 tf1의 대선 토론프로그램이 계기가 됐다. 지난 5일 이 프로그램에 먼저 출연한 사르코지가 변호사 출신답게 달변의 정치인임을 확인했다면, 루아얄은 따스한 여성후보라는 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장애인 유권자가 눈물을 흘리며 질문하자 그가 다가가 손을 잡아주는 장면은 토론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한편의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22일 새로 구성한 루아얄 캠프에는 프랑스와 미테랑 전 대통령 이후 좌파를 이끈 스타들이 모두 모여 힘을 보탰다. 역대 최고의 문화부 장관이라는 쟈크 랑, 최연소 총리 경력의 로랑 파비우스, 국경없는 의사회의 베르나르 크슈터, 그리고 그동안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리오넬 죠스팽 전 총리 등이 가세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저울질도 한창이다. 파리 12구에 거주하는 로랑(60)씨에게 ‘여성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여성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수반으로서의 자질이 문제 아니냐”며 다소 부정적인 답이 나왔다. 여성 대통령을 받아들일 용의는 있지만, 루아얄의 잇단 외교 행보에서의 실수 등이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파리 제1대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앙뚜완(27)에게는 ‘루아얄이 섹시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루아얄은 지난해 6월 프랑스의 남성잡지인이 선정한 ‘100명의 섹시한 여성’ 순위에서 수많은 스타들을 제치고 6위에 올랐다. 앙뚜완은 “나이든 중년들에게는 몰라도 내게는 섹시하다기 보다 강한 어머니로 다가온다”고 답했다. 루아얄이 1992년 환경부장관 시절 네번째 아이를 임신하고 휴가를 내어 아이를 출산한 뒤 병실 모습을 공개한 일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루아얄이 논란이나 검증의 대상이라면, 우파 집권여당의 사르코지 후보는 다각도에서 자질을 검증받은 보증수표다. 내무장관을 맡으면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지만, 각종 난제들을 도맡았다. 이민문제에서 치안문제에 이르기까지 대개 정치인들이 잘해야 본전인 문제들을 그는 정면돌파로 마무리해왔다. 지난해 프랑스 소요사태 때 보여준 강력한 추진력은 프랑스인들에게 깊게 각인돼 있다. 두 후보의 대선공약도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각각 ‘우향우’와 ‘좌향좌’ 경향이 뚜렷하다. 사르코지의 정책은 극우 지지자들까지 포섭할 수 있을 만큼 우파적이다. 신자유주의 색깔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9·11 기념일에 프랑스 각료 중 유일하게 미국을 방문할 정도로 친미적이다. 루아얄의 정책은 사회보장·실업지원 등 전통 사회주의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후보가 되기 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정책기조에 호감을 보이며 신자유주의 노선을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르다. 루아얄은 교육에서 취업, 노동문제 등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에 놓는다는 점에서 사르코지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의 두번째 핵 항공모함 건조를 두고 루아얄은 “그 비용을 교육에 투자할 것” 이라고 반대한 반면, 사르코지는 “우스운 견해”라고 이를 일축했다. 사르코지는 “교육보다는 국가 안전이 우선이므로 항공모함을 건조한 후 교육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제3의 인물’ 부상 가능성도 변수다. 중도 우파 성향의 프랑스와 바이루는 자신이 피레네 출신의 전통 프랑스인 임을 강조하면서 ‘제3의 인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근 그의 지지율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죠르날 드 디망쉬> 조사에서 17%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다. 바이루가 1차 투표를 통과한다면 2차 결선투표에서 루아얄이나 사르코지를 누를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있다. 그가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좌우로 지지성향이 더 넓게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선거전의 결정적 변수 중 하나인 미디어의 중립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 평론가이자 프랑스 2TV의 패널인 알랭 듀아멜이 최근 프랑스 2TV 출연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 이유는 지난해 파리 정치학교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유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프랑스 2TV의 여성 간파앵커가 현 고용부장관이자 사르코지의 최측근인 쟝 루이 보를로의 부인’ 이라거나, ‘사르코지 후보가 모든 언론사나 방송사 사주들과 절친하다’는 등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루아얄이 비록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그동안 사르코지가 대세를 장악한 형국이라는 점에서 좌파 대연합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르몽드>는 21일 독일 녹색당원이자 유럽연합 의원이며 6.8혁명 당시 파리에 유학하면서 혁명 주도세력 중 한 사람이었던 다니엘 콘벤디트 의원이 프랑스와 바이루에게 “녹색당, 루아얄과 연대해 사르코지에 맞설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루의 대변인은 이를 일축했지만, 사르코지의 강세가 계속될 경우 좌파 진영의 ‘반 사르코지’ 연합 추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파리/최정민 통신원
27일 프랑스 사회당 대통령 후보 세골렌 루아얄(왼쪽)이 2005년 이민자들의 거센 폭동이 일어났던 파리 외곽 클리시수부아를 방문해 한 주민과 악수하고 있다. 파리/AP 연합
루아얄의 상승세는 최근 프랑스 최대 민영방송인 tf1의 대선 토론프로그램이 계기가 됐다. 지난 5일 이 프로그램에 먼저 출연한 사르코지가 변호사 출신답게 달변의 정치인임을 확인했다면, 루아얄은 따스한 여성후보라는 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장애인 유권자가 눈물을 흘리며 질문하자 그가 다가가 손을 잡아주는 장면은 토론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한편의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22일 새로 구성한 루아얄 캠프에는 프랑스와 미테랑 전 대통령 이후 좌파를 이끈 스타들이 모두 모여 힘을 보탰다. 역대 최고의 문화부 장관이라는 쟈크 랑, 최연소 총리 경력의 로랑 파비우스, 국경없는 의사회의 베르나르 크슈터, 그리고 그동안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리오넬 죠스팽 전 총리 등이 가세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저울질도 한창이다. 파리 12구에 거주하는 로랑(60)씨에게 ‘여성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여성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수반으로서의 자질이 문제 아니냐”며 다소 부정적인 답이 나왔다. 여성 대통령을 받아들일 용의는 있지만, 루아얄의 잇단 외교 행보에서의 실수 등이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파리 제1대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앙뚜완(27)에게는 ‘루아얄이 섹시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루아얄은 지난해 6월 프랑스의 남성잡지인
루아얄이 논란이나 검증의 대상이라면, 우파 집권여당의 사르코지 후보는 다각도에서 자질을 검증받은 보증수표다. 내무장관을 맡으면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지만, 각종 난제들을 도맡았다. 이민문제에서 치안문제에 이르기까지 대개 정치인들이 잘해야 본전인 문제들을 그는 정면돌파로 마무리해왔다. 지난해 프랑스 소요사태 때 보여준 강력한 추진력은 프랑스인들에게 깊게 각인돼 있다. 두 후보의 대선공약도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각각 ‘우향우’와 ‘좌향좌’ 경향이 뚜렷하다. 사르코지의 정책은 극우 지지자들까지 포섭할 수 있을 만큼 우파적이다. 신자유주의 색깔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9·11 기념일에 프랑스 각료 중 유일하게 미국을 방문할 정도로 친미적이다. 루아얄의 정책은 사회보장·실업지원 등 전통 사회주의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후보가 되기 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정책기조에 호감을 보이며 신자유주의 노선을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르다. 루아얄은 교육에서 취업, 노동문제 등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에 놓는다는 점에서 사르코지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의 두번째 핵 항공모함 건조를 두고 루아얄은 “그 비용을 교육에 투자할 것” 이라고 반대한 반면, 사르코지는 “우스운 견해”라고 이를 일축했다. 사르코지는 “교육보다는 국가 안전이 우선이므로 항공모함을 건조한 후 교육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제3의 인물’ 부상 가능성도 변수다. 중도 우파 성향의 프랑스와 바이루는 자신이 피레네 출신의 전통 프랑스인 임을 강조하면서 ‘제3의 인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근 그의 지지율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죠르날 드 디망쉬> 조사에서 17%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다. 바이루가 1차 투표를 통과한다면 2차 결선투표에서 루아얄이나 사르코지를 누를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있다. 그가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좌우로 지지성향이 더 넓게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선거전의 결정적 변수 중 하나인 미디어의 중립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 평론가이자 프랑스 2TV의 패널인 알랭 듀아멜이 최근 프랑스 2TV 출연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 이유는 지난해 파리 정치학교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유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프랑스 2TV의 여성 간파앵커가 현 고용부장관이자 사르코지의 최측근인 쟝 루이 보를로의 부인’ 이라거나, ‘사르코지 후보가 모든 언론사나 방송사 사주들과 절친하다’는 등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루아얄이 비록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그동안 사르코지가 대세를 장악한 형국이라는 점에서 좌파 대연합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르몽드>는 21일 독일 녹색당원이자 유럽연합 의원이며 6.8혁명 당시 파리에 유학하면서 혁명 주도세력 중 한 사람이었던 다니엘 콘벤디트 의원이 프랑스와 바이루에게 “녹색당, 루아얄과 연대해 사르코지에 맞설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루의 대변인은 이를 일축했지만, 사르코지의 강세가 계속될 경우 좌파 진영의 ‘반 사르코지’ 연합 추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파리/최정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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