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스캔들에 대한 뉴스를 보도하려고 했던 영국 BBC가 법무장관의 지시로 기사를 내보내지 못하는 사태가 생겨 논란이 일고 있다.
BBC 1-TV는 2일 밤 `10시 뉴스'에서 정치자금 스캔들에 대한 기사를 방영하려 했으나, 방송 1시간 전 법원의 방영금지령 허가를 받은 피터 골드스미스 법무장관의 지시로 내보내지 못했다.
골드스미스 장관은 지난 12개월 동안 정치자금 스캔들 수사를 해온 런던 경찰청의 요청으로 법원의 방영금지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법무장관과 경찰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 단계에서 어떤 정보의 공개가 경찰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법원에서 방영금지 허가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정부가 BBC에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일부 의혹에 대해 법무장관 대변인은 내각 각료인 법무장관이 방영금지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정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행동했다고 반박했다.
문제의 뉴스는 정치자금 스캔들에 대한 경찰 조사가 왜 '정치자금을 대가로 상원의원직을 팔았느냐'는 매관매직 혐의에서 경찰의 수사를 방해한 사법 방해 혐의로 확대됐느냐에 초점을 맞춘 기사였다.
BBC는 3일 문제의 뉴스가 토니 블레어 총리의 측근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내부 이메일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메일은 정부 관리들이 경찰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은폐해 사법방해를 했는지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BBC는 성명을 통해 정치자금 스캔들에 대한 보도는 "합법적인 공익의 문제"라며 보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BBC의 한 내부 인사는 더 타임스 신문에서 "그것은 사람들을 크게 놀라게 할 특별한 것이 아니라 훌륭한 기사일 뿐"이라며 법무장관의 조치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BBC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BBC의 방영금지령 논란을 지켜보는 일부 인사들은 경찰이 정치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누군가를 기소하거나 이제 수사를 종결지을 시점에 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작년 4월 정치자금 스캔들 수사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블레어 총리의 정치자금 모금책 로드 레비, 루스 터너 총리실 보좌관, 노동당 정치자금 후원자 크리스토퍼 에번스, 데스 스미스 전직 교장 등 4명이 체포됐다. 그러나 정치자금 스캔들과 관련돼 기소된 사람은 아직 1명도 없다. 블레어 총리도 지난달 정치자금 스캔들로 2시간 동안 런던경찰청의 조사를 받았다. 현직 총리가 범죄 수사와 관련돼 경찰 조사를 받기는 처음이었다. 한편 총리실 소식통은 블레어 총리가 당일 10시 뉴스를 보고 있던 도중 법원의 방영금지령에 대해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BBC의 한 내부 인사는 더 타임스 신문에서 "그것은 사람들을 크게 놀라게 할 특별한 것이 아니라 훌륭한 기사일 뿐"이라며 법무장관의 조치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BBC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BBC의 방영금지령 논란을 지켜보는 일부 인사들은 경찰이 정치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누군가를 기소하거나 이제 수사를 종결지을 시점에 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작년 4월 정치자금 스캔들 수사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블레어 총리의 정치자금 모금책 로드 레비, 루스 터너 총리실 보좌관, 노동당 정치자금 후원자 크리스토퍼 에번스, 데스 스미스 전직 교장 등 4명이 체포됐다. 그러나 정치자금 스캔들과 관련돼 기소된 사람은 아직 1명도 없다. 블레어 총리도 지난달 정치자금 스캔들로 2시간 동안 런던경찰청의 조사를 받았다. 현직 총리가 범죄 수사와 관련돼 경찰 조사를 받기는 처음이었다. 한편 총리실 소식통은 블레어 총리가 당일 10시 뉴스를 보고 있던 도중 법원의 방영금지령에 대해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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