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기자 등 잇단 의문사
최근 러시아와 관련한 의문의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6일 옛 소련 출신 미국인 모녀가 모스크바에서 맹독성 물질 탈륨에 중독됐으며, 중태에 빠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독살자의 독’으로 불리는 탈륨은 암살 등에 주로 사용돼,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말 방사능 중독으로 숨진 전직 러시아 스파이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도 애초 탈륨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 정부에 대한 폭로성 기사를 써온 일간 <코메르산트> 기자 이반 사프로노프도 2일 갑자기 숨졌다. 그는 자신의 아파트 계단의 창문에서 떨어져 숨졌지만, 사고나 자살을 가장한 살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가 최근 벨로루시를 통해 러시아가 시리아에 무기를 판매하려는 계획을 취재했고, 정보기관이 국가기밀누설죄로 조사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점이 의혹을 키우고 있다.
1일에는 러시아 정보기관 전문가 폴 조엘이 미국 워싱턴에서 집으로 돌아가다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 그는 숨지기 나흘 전에 텔레비전에 출연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리트비넨코의 사망에 관련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에 러시아 정부가 실제로 개입했는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탈륨에 중독된 모녀의 경우 정보기관이 살해할 이유가 있는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사프로노프도 사건 당시 주변에서 의심스런 인물이 목격되지 않았고, 조엘의 피격도 단순 강도사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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