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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시라크, 40년 바친 정치무대 퇴장

등록 2007-03-11 21:08

시라크
시라크
대선 불출마·정계은퇴 선언
12년 간 프랑스를 이끌어온 자크 시라크(75) 대통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텔레비전 연설에서 대선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1974년 첫 총리를 맡은 뒤 30여년만에 중앙 정치 무대를 떠나는 셈이다. 그의 대통령 임기는 오는 5월16일 끝난다.

프랑스 헌법에는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이 없어 재선 대통령인 그가 삼선에 도전할 여지는 열려 있다. 하지만 최근 그는 인기가 낮고 건강이 나빠 다음달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 돼왔다. 그는 그동안 “정치 이후의 삶이 있다” “다른 자격으로 봉사하고 싶다”는 등의 말로 대선 불출마 의사를 비쳐왔다.

프랑스 정치 무대에서 그만큼 화려한 정치 이력을 가진 사람도 드물다. 18년 간의 파리시장, 두 번의 총리, 12년 간의 대통령을 지내는 등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옛소련의 네오니드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을 비롯해 지금까지 수많은 세계 지도자들과 협상을 벌여온 그의 퇴장은 한 시대의 끝을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81년과 88년 대선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지만, 95년 세번째 도전 끝에 대통령에 올랐다. 2002년에는 역대 최다 득표율인 82%를 얻고 재선에 성공했다. 2003년에는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 반대를 이끌었고, 90년대 유고슬라비아의 내전을 끝내는 데도 기여했다. 또 2차 대전 당시 독일 점령하 꼭두각시였던 비시정부가 나치를 도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돌파력을 평가받아, ‘불도저’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가 후하지만은 않다. <로이터> 통신은 “강력하고 상징적인 행동들을 남겼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떠난다”고 평가했다. 미국식 자유경제를 추구하다가 보호무역을 펴고, 유럽연합에 반대하다가 다시 지지하는 ‘변덕쟁이’라는 비판도 따른다. 또 2005년에는 유럽연합 헌법이 부결되고, 이민자 폭동이 일어나면서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퇴임 뒤에는 파리시장 시절 부패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에프페> 통신은 “그가 많은 부침을 겪었지만, 지지자들의 탄탄한 사랑을 받는 인물로 남았다”며 “가장 저녁을 함께 먹고 싶은 정치인으로 꼽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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