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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럽연합 50살의 위기 어떻게 해결하나

등록 2007-03-30 20:44

유럽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나 현지 언론은 ‘위기’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유럽연합이 지난 50년간 평화와 번영의 정치적 통합과 최대 단일시장의 경제적 통합을 이뤘지만,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헌법 제정을 둘러싼 논란, 회원국 간의 격차, 내부의 사회적 통합 문제 등 유럽이 안고 있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최근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연합의 오늘을 ‘50대 중년의 위기’라고 규정했다.

최대 논란은 유럽 헌법 문제다. 얀 테하우 독일 알프레트오펜하임 유럽연구센터 연구원은 “최근 2년간 유럽연합은 헌법 제정을 놓고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불확실한 시기를 이어왔다”며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려면 뭔가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유럽연합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두려는 유럽연합 헌법을 2005년 부결시킨 뒤, 유럽연합은 아직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유럽헌법은 유럽연합이 10년 뒤, 50년 뒤 어디로 나아가느냐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25일 로마조약 50돌을 기념하는 ‘베를린 선언문’도 유럽연합 헌법에 대한 논란을 벌였다. 하지만 애매한 표현으로 넘어갔다. ‘독립국가와 연방제의 중간’을 어디로 설정할 것인지에 대해 회원국마다 생각이 다르다.

이슬람 국가인 터키 등 새로운 회원국의 유럽연합 가입도 논란이다. ‘확대 피곤증’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가입 후보국’ 터키는 유럽연합 50돌 기념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유럽연합에 대해 ‘뭐 하나를 결정하려고 해도 너무 느리다’며 “관료주의”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프랑스·독일·스페인 등이 공동 운영하는 에어버스는 개별 국가의 이익을 앞세우려는 각국의 잦은 간섭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함께’ 하는 데 따른 어려움의 대표적 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실패보다는 성공에 무게를 뒀다. 독일 외무부 유럽연합국 하르디 뷔클러 부국장은 “이웃 국가인 중국과 일본이 아직 화해하지 못한 것에 비하면 우리는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때론 논쟁하지만 공동의 이익을 찾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얀 테하우 연구원은 “친구 다섯 명이 모여서 무슨 영화를 볼지 결정하기도 어렵다”며 “27개국이 모여 중대한 국제 이슈에서 합의를 보기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하나씩 단계적으로.” 현 유럽연합의 문제를 풀기 위해 제시된 해법이다. 18일 오후 프랑크푸르트발 파리행 비행기는 기계 고장으로 4시간이나 늦게 출발했다. 유럽인들은 참고 기다렸고 큰 불만을 터뜨리지 않았다.


프랑스 외무부 유럽연합 협력국 크리스틴 모로 부국장은 “관세 장벽을 없앤 뒤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고, 그를 바탕으로 공동 안보·외교정책을 추진해왔다”며 “단기적으로 성과는 적고 느리지만 단계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파리·브뤼셀·베를린/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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