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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도시대기오염, 체르노빌보다 더 위험” 영국연구 결과

등록 2007-04-03 15:13

1986년 발생한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보다 도시의 대기 오염이 건강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가디언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영국의 환경감독기구인 왕립환경오염위원회(RCEP)가 지난달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직후 방사능 오염을 우려해 격리된 비상 근무자들보다 고도의 도시 대기 오염에 노출된 사람들의 예상 수명이 더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영국에서 매년 2만4천명이 대기 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체르노빌 피해자의 수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당시 사고로 체르노빌에서는 3명이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30명은 방사능 과다 노출 증세를 보이며 숨졌다.

또한 유럽 전역에서 방사능 낙진으로 1만6천여명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정부 산하 도체스터 생태ㆍ수리학 연구소가 체르노빌 비상근무자들과 통제 구역 내 주민들의 건강 위험 수준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짐 스미스 박사는 이들이 엑스레이를 1만2천번 촬영할 때와 같은 양의 방사능에 노출됐으며 대기 오염이나 비만, 직ㆍ간접 흡연에 노출된 집단과 비교한 결과 100명당 1명 꼴로 암환자 발생 비율이 높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기 오염과 간접 흡연에 노출된 집단의 건강 위험 수준이 더욱 심각하다는 것.


일례로 대기 오염이 심각한 런던 중심부에 거주할 경우 청정 지역으로 꼽히는 인버네스에 살 때보다 심장이나 폐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2.8% 높아지게 된다. 또한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으면 사망률이 1.7% 늘어난다.

보고서는 이어 대기 오염 수준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더 큰 심장질환이나 사망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에서 500m 안에 살고 있는 아동은 폐 손상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 예상 수명이 낮아지게 된다.

스미스 박사는 "체르노빌 주변 주민들의 건강이 키예프 같은 대도시 인근에 사는 사람보다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사능 위험에 대한 편견으로 경제ㆍ사회ㆍ심리적인 문제가 유발되고 있다"며 암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체르노빌 생존자들을 돕기 위해서라도 좀 시야를 넓게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RCEP 의장인 존 로턴 경은 대기의 화학물질의 농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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