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불안한 선두
2주 뒤 1차투표…방송토론 등 신경전 치열
2주 뒤 1차투표…방송토론 등 신경전 치열
오는 22일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두 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하는 등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9일(현지시각)부터 공식선거 일정에 들어간 가운데 8일 공개된 일간 <르파르지앵> 일요판 조사 결과, 응답자의 42%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02년 대선 때의 같은 시기에 비해 10%포인트 많은 수치다. 전체 유권자 4400여만명 가운데 1800여만명이 ‘부동층’인 셈이다. 8일 조사에선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후보 니콜라 사르코지가 지지율 30%로 선두를 지켰고, 좌파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22%), 중도 프랑스민주동맹(UDF) 프랑수아 바이루(19%)의 순으로 나왔다.
사르코지는 지난 주 각종 조사에서 26~31%, 루아얄은 23~27%, 바이루는 18~21%, 극우 국민전선의 장마리 르펜은 12~16%의 지지율을 오가고 있다. 각 후보를 지지한 이들 중에서도 바이루의 경우 52%, 루아얄 38%, 사르코지 35%가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형국인 셈이다.
후보들의 기싸움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파리 북역에서 무임승차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민계 청년들과 경찰 사이의 충돌을 계기로 뜨거운 설전이 오갔다. 루아얄은 “우파 정부가 수년째 법과 질서를 강조했지만 사람들은 서로를 두려워하고 있으니 분명 뭔가 잘못됐다”며 강경한 이민정책을 편 내무장관 출신 사르코지를 공격했다. 이에 사르코지는 “루아얄이 모든 불법이민자를 합법화하고 좌파가 지하철요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 편을 들지 모르지만 나는 아니다”고 받아쳤다. 또 바이루가 루아얄이 졸업한 프랑스의 엘리트 정치인·관료 배출학교인 국립행정학교 폐지를 주장하면서 논란이 붙기도 했다.
후보들간의 ‘맞짱 토론’ 개최 여부도 논란이다. 규정에는 12명의 등록 후보 모두가 오는 20일까지 똑같은 방송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 때문에 주요 후보들만 참여하는 토론회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루와 루아얄 등은 12명 동시 토론이라도 벌이자는 주장이지만, 사르코지는 “12명이 토론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반대하고 있다. 후보마다 이해득실 계산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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