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연정 우경화 제동…연정붕괴는 없을 듯
폴란드 의회는 13일 낙태를 더욱 엄격하게 금지하기 위해 집권 연정이 제의한 헌법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낙태 금지강화 헌법 개정안은 폴란드 하원 표결에서 찬성 269, 반대 121, 기권 53으로 재적 의원 460명 중 3분의 2의 찬성을 확보하지 못해 부결됐다.
이번 헌법개정안 부결은 폴란드 보수 우파 연정의 급격한 우경화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폴란드 집권 '법과 정의당'과 연정 파트너인 가톨릭계 우파 민족주의 정당인 '가족당'은 낙태 금지 예외 조항을 철폐하고 낙태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함으로써 노골적인 우경화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폴란드는 현행 규정만으로도 유럽에서 가장 엄격하게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현행 낙태금지 예외조항은 강간과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의 경우에는 임신 12주 이내에 낙태할 수 있으며 태아가 심각한 손상을 입었거나 임신부의 건강과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낙태금지 규정을 둘러싸고 연정 내에서 분열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헌법개정안을 발의한 가족당은 엄격하게 낙태를 금지할 것을 주장했지만 법과 정의당은 현행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선호해왔다.
그러나 헌법 개정안 부결에도 불구하고 연정이 붕괴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두 정당 모두 지난 2005년 총선 당시보다 지지율이 떨어져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경우 재집권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 정부는 낙태 뿐 아니라 동성애도 강력하게 단속하는 등 보수 우경화 정책을 펴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인근 유럽 국가들은 폴란드의 우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폴란드의 우경화는 서유럽 국가의 폴란드에 대한 투자와 경제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EU 집행위원회는 경고하고 있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인근 유럽 국가들은 폴란드의 우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폴란드의 우경화는 서유럽 국가의 폴란드에 대한 투자와 경제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EU 집행위원회는 경고하고 있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