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추진 잠수함 유리 돌고루키
17년만에 전략 핵잠수함 진수…국방비도 20% 폭증
러시아의 전력 증강 움직임이 최근 두드러진다.
그동안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던 러시아군은 옛소련 붕괴 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전략 핵잠수함을 진수시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5일 러시아 북서부 백해에 면한 세베로드빈스크 해군기지에서 보레이(러시아어로 ‘북극바람’이라는 뜻)급 핵추진 잠수함 유리 돌고루키(사진)를 진수시켰다.
러시아 당국은 이 핵잠수함 제조에 모두 230억루블(약 8280억원)을 들였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잠수함 건조 비용만 140억루블(약 5040억원)이 들었으며, 2008년 실전 배치 전까지 부대 장비와 무기가 추가 장착될 예정이다.
1147년 모스크바를 개척한 키예프공국의 지도자 이름을 딴 유리 돌고루키의 길이는 170m, 넓이는 13.이며, 잠수 깊이는 450m, 승무원은 107명이다. 이 핵잠수함은 21세기 러시아 핵전력의 주력 모델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또 건조중인 같은 종류의 잠수함 2척 가운데 알렉산데르 네프스키는 한국 주변 해역을 작전구역에 포함시키는 태평양 함대에 배치할 예정이다.
보레이급 핵잠수함의 특징은 이 잠수함이 탑재할 12기의 불로바(‘철퇴’) 탄도미사일이다. 이는 러시아의 최신형 대륙간 탄도탄(ICBM) 토폴-엠을 개량해 잠수함 발사 미사일(SLBM)로 바꾼 것이다. 또 1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다탄두에다 사거리 8천km의 장거리이면서도, 목표지점 350m 이내를 맞출 수 있는 정확도를 자랑한다. 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6일 “내년쯤 이 잠수함이 해군에 배치되면 러시아의 전략 핵 능력은 한 차원 높아질 것”이라며 “이는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의 가격 급등으로 러시아가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비는 최근 20%를 넘나드는 폭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4년 143억달러였지만, 올해 3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신장세는 계속돼 2010년에는 455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예산 내역도 충실해져 전력증강비가 2006년 44%였지만 2011년에는 5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 2007~2015년에 1890억달러를 쏟아부어 구식이 된 육·해군 장비의 45%를 교체할 방침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재정난으로 첨단 전략무기를 개발하고도 소량만 배치했다. 최신예 이동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토폴-엠(SS-27)을 2005년 11월 시험 발사에 성공하고도 40여기만 배치했다. 최신 장거리 전투기로 신형 수호이-30, 수호이-35 전투기의 배치를 일단 2010년 이후로 연기한 상태이다.
심 연구위원은 “옛 소련이 붕괴한 뒤 2000년대 초까지 장비의 정비 폐기 비용 등 경상유지비에 증액된 예산이 할당됐지만, 지금은 새로운 첨단 기술의 개발에 증액된 예산이 배정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걸, 이상수 기자 skkim@hani.co.kr
심 연구위원은 “옛 소련이 붕괴한 뒤 2000년대 초까지 장비의 정비 폐기 비용 등 경상유지비에 증액된 예산이 할당됐지만, 지금은 새로운 첨단 기술의 개발에 증액된 예산이 배정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걸, 이상수 기자 s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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