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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블로그] 동유럽 여행기 - ① 짤쯔부르크

등록 2007-04-24 19:38수정 2007-04-30 20:40

짤쯔부르크의 거리. 세련되고 독특한 간판들이 재미있다.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짤쯔부르크의 거리. 세련되고 독특한 간판들이 재미있다.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지난 크리스마스 휴가때 여러 이유로 남들 여행가는 것을 보고만 있었던차라, 이번 이스터 브레이크를 손꼽아 기다렸다. 물론 숙제들은 쌓여있었고, 해야할 일들도 많았지만 여행할 때 만큼은 마음편히 다니자, 라고 다짐한 후 출발한 여행. 첫 도시는 모짜르트의 도시 짤쯔부르크이다.

오스트리아는 나에게 좀 특별한 나라다. 몇년 전 유럽여행시 빈에서 너무 아파 아름다운 도시를 제대로 구경하지도 못하고 숙소로 돌아가야 했었기에, 꼭 다시 여행하자!라고 내 자신과 약속 했었다. 질서정연한 거리, 아름다운 자연, 잘 보존된 유적들. 이 모든것이 사랑스러운 나라, 공항에서 발을 디딘 순간, 내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음에 뿌듯해진다. 물론 예상치 않게 쌀쌀할 날씨에 두터운 점퍼를 입고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놀라긴 했지만.

광장.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 또한 많은 시선들이 머무는 곳.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광장.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 또한 많은 시선들이 머무는 곳.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유럽의 어느 도시들이 그러하듯, 걷다보니 커다란 광장에 도착했다. 여유있는 사람들, 푸짐한 먹거리, 아기자기한 기념품들. 한 쪽에선 여러 퍼포먼스가 벌어져 사람들을 모으고 다른 쪽에서는 어느 아저씨가 기타를 치며 비틀즈의 '노르웨이 숲'을 부른다. 추위에 떨었던 나도 금세 푸근해지는 이 광장.

이 도시는 모짜르트를 빼고 생각할 수 없지만, 나에게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 더 친근하다. 그래서 떠나오기 전, 영화 속 장면들을 찾아가는 묘미를 알기 위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다시한번 보았다. 광장을 지나서 영화에서도 등장하고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지인 호엔 짤쯔부르크 성을 찾아갔다.

성 까지 오르는 길은 조금 시간이 걸리기에, 운행하는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는 물론 성 입장료, 그리고 대중교통과 왠만한 박물관 입장은 짤쯔부르크 카드를 소지한 사람에게 무료이다. 가격도 그리 비싼편이 아니라서 관광객 입장에선 참 좋다. 역시 관광도시 답게 이런 상품들이 잘 구비가 되어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 수녀는 아이들과 도레미송을 부르며 성을 내려온다. 그 때 그들 뒤로 보였던 도시 전경이 나에게도 펼쳐졌다. 답답함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호엔 짤쯔부르크 성에서 본 도시 전경.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호엔 짤쯔부르크 성에서 본 도시 전경.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성에 오르는 길. 따뜻한 영국 날씨만 생각하고 두툼한 옷을 가져가지 않아 처음엔 좀 으스댔다. 하지만 아름다운 광경을 보니 추위는 모두 사라지고…. 저렇게 웃고 있다.^^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성에 오르는 길. 따뜻한 영국 날씨만 생각하고 두툼한 옷을 가져가지 않아 처음엔 좀 으스댔다. 하지만 아름다운 광경을 보니 추위는 모두 사라지고…. 저렇게 웃고 있다.^^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성에서 내려오는 길이다. 잠시 쉬어가라고 한다.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성에서 내려오는 길이다. 잠시 쉬어가라고 한다.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그저 도시를 바라보고 있어도, 나무 그늘에 앉아 옛 건물들을 보고 있어도, 아니면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어도. 어느 것이라도 좋았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성에서 내려와 조금 여유있게 거리를 다시 걸었다. 그러다 친구 생각이 나서 모짜르트 초콜렛을 좀 산 후에 미라벨 정원으로 향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나도 모르게 빨간 불일때 건너려고 한다. 영국 사람들은 빨간불이어도 차가 오지 않으면 거의 다 건너가는데, 그 버릇이 어느새 나에게도 길들여진 것이었다. 그러나 질서를 중요시 하는 게르만족의 나라에선 절대 통하지 않는다. 기다려야지, 초록 신호를.

미라벨 정원. 저 멀리 호엔 짤쯔부르크 성이 보인다.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미라벨 정원. 저 멀리 호엔 짤쯔부르크 성이 보인다. ⓒ 한겨레 블로그 sporyoun

정원에서 산책하면서 쉬고 있으니 어느새 어둑어둑해진다. 야간 열차 시간까지는 아직 한참이 남았기에 버스를 타고 광장으로 다시 가보았다. 음악회가 있었는지 정장을 차려입은 커플들이 많이 걸어가고 있다. 예술의 도시다운 면모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즐기는 아름다운 사람들. 부러웠다. 서울은 아파트만 많은데.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도 벽이 있는데.

기차역에서 야간 열차를 기다리며 많은 생각을 했다. 우선 오스트리아에 대한 나의 선호도는 당분간 꽤 오래 지속될 것 같고, 조그만 도시에서 다 같이 숨쉬는 유적들, 그리고 그것들과 함께했던 오늘 내 자신에 뿌듯했다. 수 많은 도시 중 하나, 수 많은 지구인들 중 한명일 뿐이지만 같이 느끼는 공기가 이렇게 새로울 수 있다니.

이렇게 나의 여행은 출발부터 좋았다. 다음 도착지 부다페스트를 기대하면서 역에서 야간열차를 기다렸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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