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기금 주식투자 첫 허용
240억달러 풀려…파장 클듯
240억달러 풀려…파장 클듯
러시아가 막대한 오일머니를 사상 처음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 내년 초부터 240억달러가 한꺼번에 주식 시장에 투입되면 국제금융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24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외환 보유고 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석유안정화기금을 해외 주식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노르웨이 모델을 본따 2004년부터 석유와 가스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정액을 석유안정화기금으로 조성했으며, 현재까지 1080억달러가 적립돼 있다.
쿠드린 장관은 내년 2월께 이 기금을 두 부분으로 나눠, 1430억달러 규모의 안정화기금은 국채 등 안전한 쪽으로 투자하고, 약 240억달러가 책정될 ‘미래세대기금’은 “위험은 좀더 높지만 수익 전망이 밝은 금융 상품들에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주식도 적극 매입하고 부동산에도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가가 계속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러시아의 기금도 불어나게 된다. 석유안정화기금을 해외 주식 등에 투자하는 방안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주 의회의 승인도 받았다.
쿠드린 재무장관은 석유안정화기금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10%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가가 현재의 절반인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떨어져도 3년 동안 러시아 재정을 지탱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이 기금을 포함한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는 3460억달러로 세계 3위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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