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조직 “오면 납치” 영국 여론 “부대원도 당할라”
영국 해리 왕자(22)의 이라크 참전이 이라크와 영국을 논쟁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몇주 안에 해리 왕자가 이라크 남부 전선에 파견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이라크 무장세력들은 해리 왕자가 이라크에 오면 그를 인질로 납치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라크 시아파의 대표적 무장조직인 마흐디 민병대의 지휘관은 28일 영국 〈가디언〉에 “우리 목표 중 하나는 해리 왕자를 붙잡는 것”이라며 “우리뿐 아니라 영국과 미국을 증오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를 잡으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위협이 알려지면서 영국에서는 해리 왕자가 이라크에 가면, 왕자 자신은 물론 그가 속한 부대원들까지 테러 대상이 될 것이라며 왕자가 이라크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비비시〉는 28일 이라크 정치인들도 “해리 왕자가 이라크에 오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아파 의원인 팔라흐 센셀은 “해리 왕자는 자국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며 “왕자는 이라크 국민의 의지, 이라크의 주권과 독립을 존중해야 하며 이라크 점령을 지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수니파인 알라 압둘라자크 의원도 해리 왕자가 이라크에 오면 영국 왕실과 이라크의 미래 관계를 해칠 수 있다며 그의 이라크행을 반대했다.
왕실 남성들이 국방의 모범을 보인다는 전통에 따라 군 복부에 자원한 해리 왕자는 다른 군인들과 마찬가지로 이라크 전선에서 근무하겠다고 밝혀 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사진 로이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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