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독립 추구 스코틀랜드국민당 지방선거서 1당 유력
“2010년 독립여부 국민투표”
“2010년 독립여부 국민투표”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스코틀랜드의 움직임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 오는 3일 스코틀랜드 지방의회 선거에서, 독립을 내건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제1당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여론조사에서 국민당은 38%의 지지를 얻어 집권 노동당보다 8%p 앞섰다. 국민당은 집권하면 2010년에 스코틀랜드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1707년 연합법에 따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통합한지 300년 만에 영국은 다시 분리와 통합 지속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영국 정부는 토니 블레어 총리 집권 동안 자치권을 스코틀랜드에 대폭 이양했지만, 분리주의자들의 ‘더 많은 자치권’ 요구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집권 노동당으로선 큰 골칫거리다. 잉글랜드에까지 ‘다른 지역을 떼주고 우리끼리 살자’는 식의 분리독립 정서가 불어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당이 스코틀랜드에서 1당이 되는 것은 올 6월께 물러날 블레어 총리의 집권 말기 권력 누수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블레어에 이어 총리직을 넘겨받을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 또한 난처한 처지다. 그의 고향이 스코틀랜드인 탓이다. 노동당은 ‘독립하면 재정지원이 끊겨 세금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민당은 북해 석유와 가스 95%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국민당의 기세는 높지만, 독립이 당장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당은 1당에 오르더라도 의회 전체 129석 가운데 44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소규모 정당들과 연정이 불가피하다. 또 지난 29일 공개된 여론조사를 보면, 스코틀랜드인 가운데 41%만 독립을 지지하고 있다. 영국 인구 6천만명 가운데 500만명에 지나지 않는 스코틀랜드가 떨어져 나갔을 때 생길 불이익을 우려하는 것이다. 오히려 잉글랜드인은 과반수(56%)가 스코틀랜드 독립에 찬성했다. 스코틀랜드가 ‘주는 것은 없으면서 세금만 축낸다’는 거부감이 깔려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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