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리 르펜
프랑스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이 오는 6일 치르는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우파 후보 어느 쪽도 찍지말고 기권하라고 1일 지지자들에게 촉구해 대선 판도에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르펜의 촉구에 따라 지지자들이 실제로 대거 기권하면, 집권우파 대중운동연합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르펜은 지난 22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우파 성향의 유권자를 중심으로 10.4%(380만표)를 얻었다.
극우 국민전선 당수인 르펜은 이날 파리 오페라하우스 광장에서 열린 당 노동절 집회에서 “결선투표에 기권하고, 오는 6월 총선 때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표는 반역자 사르코지에게 도둑맞았다”며 “우리를 계속 극단주의자라고 여기는 후보에게 표를 넘겨주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주장했다. 르펜은 1차 투표에서 자신의 핵심 공약인 이민·국가 정체성 문제에 대해 사르코지가 같은 공약을 내면서 극우성향의 표를 잠식한 것을 비난했다. 그는 또 “사르코지에 복수하기 위해서 사회당 후보를 찍는 것은 착각이며 위험하다”며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도 비난했다. 이날 집회에서 5천여명의 지지자는 “사르코지도, 루아얄도 안된다. 르펜을 대통령으로”를 외쳤다.
르펜이 기권을 촉구하기 실시돼 1일 공개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조사 결과, 르펜 지지자의 61%가 사르코지, 15%가 루아얄을 찍을 것으로 조사됐다. 24%는 기권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사르코지는 지지율 53%로, 47%의 루아얄을 제칠 것으로 예상됐다. <에이피>(AP) 통신은 “선거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추가됐다”며 “지지자들이 르펜의 주장을 따른다면, 사르코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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