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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대선] ’강한 우파 지도자의 개혁.성장 추진’ 선택

등록 2007-05-07 07:31

정치 세대교체..전후세대 대통령 탄생
'첫 여성 대통령' 무산..중도노선 약진

우파 후보 니콜라 사르코지를 차기 대통령으로 뽑은 6일 프랑스 대선은 유권자들이 추진력 있는 강한 지도자, 국가 침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경쟁력을 제고하자는 우파식 처방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프랑스 역사상 최초로 2차 대전 이후에 태어난 정치인이 엘리제궁의 주인이 됐다는 점에서도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

이번 대선은 또 루아얄이 프랑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직 도전에 실패했다는 점, 중도 정치노선이 비록 집권에는 실패했지만, '캐스팅 보트'로 이례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 '강한 우파 지도자의 개혁.성장 추진' 선택

사르코지는 '불도저'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온 에너지 넘치는 정치인으로 대중에 각인돼 있다.

그는 내무장관 시절 초강경 범죄 및 이민정책을 펼쳐 적잖은 반발도 샀지만, 사회 안정을 바라는 다수 프랑스인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 프랑스의 고질적인 경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처방으로, 과감한 자유 시장 정책과 노동자 보호 규정 완화 등을 들고 나왔다. 또 주 35시간 근로제를 개편해 "더 일하고 더 벌자"는 주장을 내세웠다.

프랑스의 실업률은 8%에 가깝고, 연평균 성장률은 1.5% 안팎에 그치고 있다. 사르코지와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모두 나름대로 처방을 내놨지만, 정치적 이념 차이 만큼이나 방법론은 사뭇 달랐다.

특히 국가의 적극 개입을 통한 사회안전을 꾀하는 루아얄식 처방은 "그럼 그 많은 예산은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비판을 들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좌파가 주장하는 관대한 복지 시스템, 고용 보장 등으로는 '프랑스의 병' 치유가 안된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결국 이번 대선을 계기로 프랑스의 강한 사회주의 전통이 완화되면서, 자유 시장 경제 체제, 글로벌 경제 체제로의 편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변화'에 대한 프랑스 여론의 갈망은 이번 대선 투표에서 기록적인 투표율로 나타났다.

1차투표때엔 83.77%로, 1974년 이래 최고 수준을 보였고, 결선에서도 85% 안팎으로 1981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 정치 지도자 세대 교체

올해 만 52세인 사르코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 붐' 시대인 1955년 1월 파리에서 태어난 전후 세대다. 올해 74세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는 한 세대의 격차가 있다.

사르코지는 선거운동 기간 기존 정치와의 '깨끗한 결별'을 외친 만큼, 향후 정치 세대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특히 대중과 격리된 엘리트 위주의 정치, 남성 중심의 권위주의 정치 문화 탈피 등의 작업이 자연스럽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권 내에서는 40대 신예들인 크사비에 베르트랑 전 보건장관, 장-프랑수아 코페 예산장관, 프랑수아 바루앵 내무장관 등이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사르코지가 프랑스의 정통 엘리트 양성 코스를 거치지 않은 자수성가형 지도자인 점도, 정치 세대교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 '첫 여성 대통령 꿈' 무산

루아얄이 사회당내 쟁쟁한 중진들을 물리치고 당 대선후보로 당선된 지난해까지만 해도 프랑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의 꿈이 무르익는 듯했다.

루아얄의 돌풍은 그러나 이후 약세를 타기 시작했다. 실력없이 '이미지 정치'에 기댄다는 비판이 올해 들어 조금씩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올해 초 외국 방문에서 잇단 말 실수로 여론의 불안감을 자극했고, 고질적인 사회당 내분에 시달렸다. 외교.안보 정책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비판도 늘 따라 붙었다.

열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루아얄은 지난 2일 TV 토론에서 작심하고 공격적으로 나왔으나, 오히려 대통령이 될 사람이 그렇게 흥분해서는 안된다는 사르코지의 비판이 대중으로부터 더 설득력을 얻었다.

결국 루아얄은 남성 위주의 정치에서 탈피해 새로움을 원하는 대중의 욕구, 이미지 정치의 활성화란 시대적 분위기를 승리의 밑거름으로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중도 정치 노선 약진

루아얄의 실패 이면에는 중도정당 프랑스민주동맹(UDF)의 총재인 프랑수아 바이루가 이끄는 중도 정치의 약진이 자리하고 있다.

1차투표 때 루아얄을 신뢰하지 못하는 중도 좌파 성향의 표가 다수 바이루에게로 몰렸고, 결선에서 루아얄은 이 표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실패했다.

바이루는 전통적인 좌우 분열 정치를 종식하고 당파를 초월한 연정을 펴자는 주장으로 인기를 모았으나, 1차투표에서 3위에 그치며 이런 열망을 집권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바이루는 그러나 1차투표 때 18.57%의 기록적인 득표율을 거두며 약진했고, 결선에 오르지 못한 대신, 자신의 거취를 무기로 끝까지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쳤고, 6월 총선에서 또 다른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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