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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블로그] ‘키트 카 쇼’를 아시나요?

등록 2007-05-08 12:57수정 2007-05-08 14:13

행사장 근처에 안내표지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행사장 근처에 안내표지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동네를 다니면서 ‘내셔널 키트 카 쇼’(National Kit Car Show)라는 푯말이 여기 저기 나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키트카 쇼가 무얼까?’ 궁금했다. 장난감 자동차 전시회인 것 같기도 하고, 큰 공원에서 하는 것을 보면 개조 자동차 쇼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어쨌든 아들 녀석은 흥미로워 할 것이니 한 번 가보자’ 하고 마음을 먹었다.

5월 6일과 7일, 드디어 그날이 왔다. 장소는 집과 학교의 중간 쯤에 위치한 코벤트리 인근 스톤리 파크(Stoneleigh Park)였다. 코벤트리 지역이 행사장이 된 것은 과거 재규어, 로버 등 영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던 것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었다.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희한한 모양을 한 차들이 우리 옆 동네로 몰려들고 있었다. 날씨 좋은 날 고속도로에서 간혹 볼 수 있었던 멋진 차들이 속속들이 모여들었다. 고속도로에서 그런 차들을 볼 때면 시선을 빼앗기게 되어 아내로부터 위험하다고 꾸중을 듣곤 했다. 그런데 그 차들을 이제 가까이서 실컷 보게 되었다.

느림보 영국인들이 의외로 아침 일찍부터 행사장에 모여들어 있었다. 지천이 잔디밭인 영국 답게 임시 주차장도 잔디밭에 마련되어 있었다. 입장료 10파운드(19,000원 정도)가 작은 금액이 아니었지만, 아들 녀석을 공짜로 받아주어 다행이 큰 부담이 아니었다.

‘키트 카 쇼’ 행사장의 잔디밭 주차장.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키트 카 쇼’ 행사장의 잔디밭 주차장.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행사장은 키트 카 애호가들의 축제의 장이었다. 차종별로 동호인 모임이 있고 전국의 동호인들이 같은 날 한 장소로 모여들었다. 생소한 이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몇개는 낯이 익은 이름도 있었다.

행사장은 키트 카 애호가들의 축제의 장이었다. 동호회 표지판.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행사장은 키트 카 애호가들의 축제의 장이었다. 동호회 표지판.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임시 거리명 표지.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임시 거리명 표지.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행사장에 들어서면서부터 파크의 한 편에서 들려오던 끽끽~ 타이어 끄는(skid) 소리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자동차 경주 대회라도 하는 것인가?’

가까이 다가가 보니 키트 카에 사람을 태우고 좁은 공간에서 스키드 시범을 보이는 것이었다. 자그만 트랙을 3바퀴 도는 데 순식간이었다. 10파운드씩 받고 있었는데 타보려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키트 카 레이싱 체험.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키트 카 레이싱 체험.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레이싱 체험.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레이싱 체험.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그 옆에는 포장을 친 식당이 있었고 그럴싸한 6인조 밴드가 재즈를 연주하며 흥을 돋구고 있다. 여기저기 햄버거나 커피를 파는 스탠드도 눈에 띄었다. 키트카를 몰고 온 행사 참가자들은 보통 옆 자리에 동반자를 태우고 있었다. 그들은 텐트를 치거나 주변의 숙소에서 묵으면서 2일간의 행사를 즐겼다.

식당 옆에서 흥을 돋우고 있던 6인조 재즈 밴드.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식당 옆에서 흥을 돋우고 있던 6인조 재즈 밴드.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음악, 텐트 그리고 바.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음악, 텐트 그리고 바.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음악, 텐트 그리고 바.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음악, 텐트 그리고 바.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동호인의 만남만이 행사의 목적은 아닌 것 같았다. 간혹 차량을 판다는 안내가 붙은 차량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놀랐다. 오백만원에서 천만원 정도면 웬만한 키트카의 구입이 가능한 것은 예상밖이었다.

고속도로에서 간혹 지나치면 그런 차를 볼 때는 매우 고가이며 그래서 아주 특별한 사람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쇼를 둘러보면서 마치 애완견을 기르는 것처럼 하나의 취미생활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 판매중인 키트 카. 6,000파운드 짜리다.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 판매중인 키트 카. 이것은 7,000파운드 짜리다.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은 것은 행사장에 전시된 완성전의 반제품을 보면서 이해가 되었다. 주로 2인승(two seater)이라는 제한된 크기 속도를 그리 빨리 내지 못한다는 성능의 제한도 알게 되었다. 물론 매우 가격이 비싸고 성능이 일반 차량을 훨씬 뛰어 넘는 차량들도 많다.

≫ 키트카 바디.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 엔진과 섀시.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 엔진은 재규어를 많이 쓰고 있었다.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한국으로 한 대 사들고 갈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지만, 고장 수리며 이용 편의성 등 여러가지 걸리는 것들이 쉽게 마음을 접게 했다.

색다른 것은 노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애호가 중에 의외로 많다는 것이었다. 비행기 조종사 같은 패션을 하고 나즈막 키트 스포츠카를 몰려 유유히 행사장을 다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모양들 감상하세요.

≫ 행사에 참가한 키트 카. 세발 자동차 - three wheelers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 행사에 참가한 키트 카. 뷰포드-롤스로이스 리플리카 같아요~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 날개 돋친 차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 행사에 참가한 키트 카.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 엠블렘까지 페라리라고 붙어 있으니 진짜 페라리 같기도 하고….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 행사에 참가한 키트 카.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 행사에 참가한 키트 카. ⓒ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 행사에 참가한 키트 카.ⓒ 한겨레 블로그 6시10분

다음 유럽 여행은 나이 먹어서 저런 차를 타고 해보면 좋겠다는 몽상에 젖어가며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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