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알리오마리, 라치다 다티
여성장관 최소 7명 이를 듯
오는 16일 취임하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가 각료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울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부 살빼기 차원에서 각료 수를 30명에서 15명으로 줄이고 남녀 동수로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장관을 지낸 프랑수아 피용 의원의 총리 기용이 유력한 가운데, 그가 총리까지 포함한 16명 중 정확히 8명씩을 남녀로 나눌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여성 장관 수가 적어도 7명에는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여성 의원 비율이 14%에 그칠 정도로 서유럽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저조한 편인 프랑스에서 남녀 동수 내각 구성은 혁신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유럽 나라들에서나 각료의 절반 가까이가 여성으로 채워지는 전례가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1981년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대통령이 에디트 크레송을 최초의 여성 총리로 임명한 바 있다.
관심을 끄는 여성 각료 후보는 미셸 알리오마리 현 국방장관이다. 프랑스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에 오른 그는 또다시 최초의 여성 외무장관으로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거운동을 도운 아랍계 라치다 다티는 무슬림 청년들의 반발에 대한 ‘화해의 상징’ 차원에서 법무장관으로 유력시된다. 사회당에서 세골렌 루아얄과 반목했다가 사르코지 진영으로 넘어왔고, 사회당 당원인 남편을 둔 세네갈 출신의 라마 예이드도 각료감으로 거론된다.
사르코지가 이런 공약을 내건 것은 다분히 여성인 사회당의 루아얄 후보를 견제하려는 목적에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 자리에 도전했던 루아얄은 6일 결선투표에서 여성 표의 52%를 득표했다. 1차 투표에서 그는 28%의 여성 유권자 득표율로 사르코지한테 4%포인트 뒤지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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