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외무장관으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진 쿠슈네르
사회당 인사이기도 한 쿠슈네르에 제의
좌파에 추파…총선 표밭갈이 포석
좌파에 추파…총선 표밭갈이 포석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가 ‘국경없는 의사회’를 만든 저명 사회당 인사 베르나르 쿠슈네르(67)를 차기 외무장관으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15일 쿠슈네르가 입각 제안을 받았다며, 그가 “내각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르코지 참모들의 말을 전했다.
쿠슈네르는 보건장관 등을 지낸 사회당 인기 정치인이어서, 사르코지를 지지한 우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쿠슈네르는 1971년 ‘국경없는 의사회’(MSF), 1980년 ‘세계의 의사들’(MDM)이란 단체를 만든 인도주의자다. 또 1999~2001년 코소보 주재 유엔 대표를 맡아 찬사를 받았다.
사르코지의 사회당 출신 각료 임명은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념갈등 치유, 강경 우파 이미지 변신, 6월 총선 사회당 지지자 확보 등을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특히 쿠슈네르는 반미 감정이 상대적으로 적어 ‘친미성향’의 사르코지 정부에 적격 인사로 꼽힌다. 그는 “전쟁은 물론 사담 후세인 대통령도 반대한다”며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지지했고, “프랑스인들이 미국 혐오자가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에프페> 통신은 쿠슈네르가 장관에 기용되면 “내각의 정치적 기반을 넓히려는 사르코지에게는 대성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사회당 유력인사인 스트라우스 칸은 좌파 인사가 우파 정부에 참여하는 것은 “배신행위”라고 경고했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16일 오전 11시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프랑수아 피용 전 교육장관을 총리에 임명하고, 15명의 각료 가운데 최소 7명을 여성에게 할당할 계획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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