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아듀’ 시라크 “단결” 당부, ‘봉주르’ 사르코지 “변화” 깃발

등록 2007-05-16 18:35수정 2007-05-16 23:15

시라크 / 사르코지
시라크 / 사르코지
시라크, 40년 영욕 뒤로한채 퇴임…54% “못했다”
사르코지, 좌파 끌어안고 불열치유 나서…총선 변수도

16일 오전 11시. 레드카펫 위에서 둘의 뜨거운 악수가 오고갔다. 엘리제궁의 주인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12년 동안 대통령 자리를 지킨 75살의 자크 시라크는 떠났다. 프랑스의 핵무기 발사 비밀번호는 52살 니콜라 사르코지에게 넘어갔다. 이렇게 프랑스 정치의 한 시대가 마감되고 새 시대가 열렸다.

시라크는 퇴임을 하루 앞둔 15일 저녁, 짤막한 텔레비전 연설로 작별을 고했다. 그는 “여러분을 위해 봉사한 것이 크나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는 가족과 같다”며 “언제나 단결할 것”을 당부했다. 자신의 어떤 치적도 나열하지 않았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그가 “감성적인 작별을 고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이·취임식을 위해 16일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궁 현관에 도착한 니콜라 사르코지 신임 대통령이 12년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환영을 받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AP 연합
대통령 이·취임식을 위해 16일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궁 현관에 도착한 니콜라 사르코지 신임 대통령이 12년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환영을 받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AP 연합

두번씩의 대통령과 총리, 18년간의 파리시장 등 40년 동안 활동한 중앙 정치무대를 떠나는 순간이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선진국에서 현대 정치인으로 최고 직위에 이렇게 오래 살아남은 정치인은 없다”며 “업적이 이렇게 적은 것도 예외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고 평했다. 지난주 조사에서, 프랑스인의 54%가 시라크 시대가 프랑스한테 “나빴다”고 대답했다. 경기 침체와 공공부채, 청년 실업, 인종 차별 등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보다는 밖에서 인정받았다. 특히,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유엔의 이라크전 지지 결의안을 막아냈다.

시라크는 자신의 이름을 딴 ‘시라크 재단’을 만들어 “문명간 대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활동을 펼 계획이다. 하지만 그의 면책특권도 끝나, 파리시장(1977~95년) 재임 때 정치자금 모금과 관련한 비리 혐의 조사도 받을 수 있다. 그는 대통령 퇴직연금 750만원 등 매달 약 2390만원을 받는다고 <비비시>(BBC)가 전했다.

앞으로 5년간 프랑스를 이끌 사르코지 대통령은 의욕에 가득 찬 첫발을 디뎠다. 그는 이날 취임 뒤 곧장 독일 베를린으로 날아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유럽연합 현안을 놓고 회담했다.

이날 센강변에 울려퍼진 21발의 축포는 사르코지가 이끌 대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텔레비전 취임연설에서 “어떤 머뭇거림도 치명적”이라며 “관성”을 깨고 변화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특히 사회당 유력인사인 베르나르 쿠슈네르에게 외무장관 자리를 제의하는 등 좌파까지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에는 차기 총리로 프랑수아 피용 전 사회·교육장관을 임명하고, 나머지 각료 15명도 곧 발표한다. 사르코지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개혁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다음달 10·17일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느냐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