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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푸틴, “유럽에 미사일 겨눌 수 있다”

등록 2007-06-04 18:30수정 2007-06-04 20:51

G8 앞두고 고강도 발언 “미 핵무기 유럽배치 땐 상응조처 불가피”
동유럽 엠디 균열 겨냥…러시아-서방 관계 최악 치달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그는‘유럽에 미사일을 겨눌 수 있다’는 폭탄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가 최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강경한 푸틴=푸틴 대통령은 3일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서방 주요언론 공동인터뷰에서 미사일방어(엠디) 체제를 언급하며 “미국의 전략핵무기 일부가 유럽에 배치된다면 상응하는 조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도 당연히 유럽에서 새로운 공격 목표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목표물을 탄도미사일로 겨냥할지, 크루즈미사일로 겨냥할지는 우리 군사 전문가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의 엠디 견제를 겨냥한 그의 발언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이다. G8 정상회의를 앞둔 기싸움의 성격이 강하다. 유럽을 직접적으로 위협함으로써 엠디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이견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9일 엠디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쏘아올리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푸틴의 발언에 대해 영국 <가디언>은 4일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의 귀에 가장 거슬리는 공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6~8일 G8 정상회의를 코 앞에 두고 이런 발언이 나오자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는 냉전이 종식된 뒤 최악의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러 정상회의가 고비=동유럽 엠디, 코소보 독립, 인권 탄압, 가스 공급, 러시아 스파이 암살…. 러시아와 서방이 갖은 현안에서 충돌하면서 G8 정상회의에 러시아를 참여시킨 데 대한 회의론까지 일고 있다. ‘아메리칸 아카데미’의 게리 스미스 소장은 “G8 정상회의는 문제를 풀려고 만들었지만, 올해는 러시아 스스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000년 취임 뒤 고유가에 힘입은 평균 6.8%의 고도 경제성장, 이에 바탕한 81%의 높은 국민 지지율 등이 푸틴 대통령의 강경한 대외행보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푸틴 대통령은 갈등의 책임을 미국 등 서방에 돌렸다. 동유럽 엠디가 국제 안보환경을 뒤흔드는 것이며, 러시아는 이에 대응조처를 취하고 있을 뿐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조처가 “군비경쟁을 다시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우리 책임이 아니다”며 “충돌이 아니라 대화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거듭되는 강경 발언에 비춰 G8에선 상당한 마찰음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삐걱거리는 러시아-서방 관계의 분수령은 오는 7월1~2일 미국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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