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권 분열.갈등이 집권연정 패배 원인
새총리에 레테름 유력..연정협상 상당 시일 소요될듯
새총리에 레테름 유력..연정협상 상당 시일 소요될듯
10일 실시된 벨기에 총선에서 기 베르호프스타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정이 예상대로 패배한 것은 언어권 사이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벨기에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구 1천만명의 벨기에는 크게 북부 플레미시(네덜란드어권)와 남부 왈롱(불어권), 그리고 수도 브뤼셀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이중 플레미시가 전체 인구의 60%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정당도 언어권별로 이름이 같은 정당이 나란히있고, 유권자는 자기 지역 정당들에 대해서만 투표를 한다. 예를 들어 플레미시 지역 유권자는 왈롱지역 정당에 투표할 권한이 없다는 얘기다.
베르호프스타트 총리가 라이벌인 이브 레테름 플레미시 지역정부 총리에 비해 전국적으로는 지명도나 인기가 더 높음에도 불구, 이번 총선에서 레테름에 참패를 면치못한 것은 이처럼 복잡하고 독특한 벨기에의 정치구조에서 기인한다.
지난 99년 총선에서 승리한 후 사회당과 함께 8년 간 연정을 이끈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실업률을 줄이고 경제를 회복시켰으며, 세금을 깎아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는 경제적 업적을 내세워 3기연임을 노렸다.
하지만 그의 소득세 인하정책은 다른 세금의 인상으로 실질 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고, 지난해부터 맹위를 떨치고 있는 플레미시 지역의 민족주의 바람은 그의 발목을 잡는데 충분했다.
플레미시 지역의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레테름 당수가 플레미시 지역에서 인기를 높인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반면 왈롱지역에서는 통합주의자로 통하는 베르호프스타트 총리의 인기가 훨씬 높지만 그의 득표율에는 아무론 도움도 주지 못했다. 언어권별로 정당이 나눠진 벨기에에선 전국정당이 없는 관계로 연정이 필수적이다. 현 집권 연정에도 플레미시 자유당과 사회당, 왈롱 자유당과 사회당 등 4당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총선 후에도 여러가지 연정 시나리오가 벌써부터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제1당으로 부상한 기독민주당과 사회당 또는 기독민주당과 자유당이 연대하는 것으로 이 경우 차기 총리에는 레테름 기독민주당 당수가 가장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분리주의 노선을 걸어온 레테름 당수에 대해 불어권 정당들이 반발하는 과정에서 요한 반드 라노트 플레미시 사회당 당수, 엘리오 디 루포 왈롱 사회당 당수, 디디에 레인더스 왈롱 자유당 당수 등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4당 간 연합이 어려울 경우 6개 당이 참여하는 연정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녹색 당이 끼어들거나 아예 기독민주당, 사회당, 자유당 간 대연정이 모색될 수도 있다. 총선 개표 결과가 공식 발표되면 알베르 2세 국왕이 조각준비자와 조각책임자를 발표하며, 조각책임자가 차기 총리로 선출되는 것이 관례로 돼 있다. 하지만 벨기에의 독특하고 복잡한 정치구조에 비추어 총선이후 조각책임자 임명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최종 연정이 구성되기 까진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과거 총선이후 연정이 출범하기까지 무려 5개월이 걸린 기록도 있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플레미시 지역의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레테름 당수가 플레미시 지역에서 인기를 높인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반면 왈롱지역에서는 통합주의자로 통하는 베르호프스타트 총리의 인기가 훨씬 높지만 그의 득표율에는 아무론 도움도 주지 못했다. 언어권별로 정당이 나눠진 벨기에에선 전국정당이 없는 관계로 연정이 필수적이다. 현 집권 연정에도 플레미시 자유당과 사회당, 왈롱 자유당과 사회당 등 4당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총선 후에도 여러가지 연정 시나리오가 벌써부터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제1당으로 부상한 기독민주당과 사회당 또는 기독민주당과 자유당이 연대하는 것으로 이 경우 차기 총리에는 레테름 기독민주당 당수가 가장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분리주의 노선을 걸어온 레테름 당수에 대해 불어권 정당들이 반발하는 과정에서 요한 반드 라노트 플레미시 사회당 당수, 엘리오 디 루포 왈롱 사회당 당수, 디디에 레인더스 왈롱 자유당 당수 등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4당 간 연합이 어려울 경우 6개 당이 참여하는 연정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녹색 당이 끼어들거나 아예 기독민주당, 사회당, 자유당 간 대연정이 모색될 수도 있다. 총선 개표 결과가 공식 발표되면 알베르 2세 국왕이 조각준비자와 조각책임자를 발표하며, 조각책임자가 차기 총리로 선출되는 것이 관례로 돼 있다. 하지만 벨기에의 독특하고 복잡한 정치구조에 비추어 총선이후 조각책임자 임명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최종 연정이 구성되기 까진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과거 총선이후 연정이 출범하기까지 무려 5개월이 걸린 기록도 있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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