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골렌 루아얄 전 프랑스 사회당 대선 후보 동거커플
‘바이루와 연대 놓고 불화’
후보-당수로 책임론 대두
후보-당수로 책임론 대두
세골렌 루아얄 전 프랑스 사회당 대선 후보 동거커플이 총선 패배 책임론에 휩싸였다. 지난 10일 총선 1차 투표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이 압승을 거둔 뒤, 루아얄과 동거 중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의 지나친 경쟁이 패배 원인의 하나로 지목됐다. 사회당은 1981년 이후 최악의 참패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사회당 내부에서 두 사람의 최근 갈등이 지나치다며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고 12일 전했다. 사회당의 떠오르는 정치인 마뉘엘 발스는 “당이 한 커플의 생활에 좌지우지되는 것에 지쳤다”며 둘을 동시에 비판했다.
이 커플은 특히 지난 대선에서 3위를 차지한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와 총선 2차 투표에서 연대하는 문제를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바이루가 대선 패배 뒤 창당한 ‘민주운동’은 1차 투표에서 7.6%의 지지를 얻어, 17일 2차 투표에서 10여개 의석의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루아얄은 11일 바이루에 전화를 걸어, 우파 저지에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반면, 올랑드 당수는 루아얄의 이런 생각을 비웃으며, 바이루와 연대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당의 정체성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맞섰다. 그는 “민주사회에서 누구한테나 전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전화할 필요가 없다”며 루아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두 사람의 갈등은 “사회당이 지도력 약화와 통일된 전략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루아얄은 사회당 개혁을 위해 당수직을 넘겨받기를 원하지만, 올랑드는 당수직을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 국립행정학교(ENA) 동창인 두 사람은 결혼은 하지 않고 25년 넘게 동거하면서 자녀 넷을 두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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